brunch

졸업

2025

by 양승탁

역곡동은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 잘각거리는 순간 속에서

스쳤던 모든 옷깃

그 따스함과 젊음들은

무해한 몽환이 되어

가득이나 만개하였습니다.


사랑하는 함박눈은

모아 모아 눈덩이를 이루어

꾹 꾹 눌러 담을 뿐

어떻게 제설함에 다 담을 수 있을까요


스물의 새로움으로부터

농익은 지금을 간직하며


만났던 이들의 멋진 향기를 기억하며

낡은 고즈넉들을 추앙하며


오래도록 잔물결 치는

역곡의 청춘 속에서


노을은 잠시 기울여 두고

새벽녘

꿈에 가까운 곳으로


우린 더 높은 곳에서 표류합시다!




모두 높은 곳에서 그때의 감사와 잔상을 나눕시다�


#시 #시집 #졸업 #2025 #영원함과그너머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