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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냥 Sep 17. 2016

틈에 서다.

7월의 목요일 : 불확실



07.07.


미완성의 작품, 미완성의 인생이란 말을 즐겨 쓴다. 완성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때문이지만 실상 있다고 치더라도 나는 그 완성에 대해선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왜냐하면 거기엔 꿈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꿈을 향하여 앞으로 더 좀 일을 해볼 심산이다. 그리고 현실을 거짓 없이 부지런하게 그림을 그리고 사는 오붓한 행복감을 추구할 작정이다. 꿈과 사랑의 추구는 곧 행복의 추구이기에 나는 불행하지 않을 것이다.

- 전시, '천경자 1주기 추모전 : 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


아무런 꾸밈도 인정도 필요 없이
존재 자체로 빛나는 사람이기를

- 박노해, 페이스북 '박노해의 걷는 독서'


불확실한 것들로 넘실거리는 주변의 모든 것들은 시간이 흘러 잠잠해질 테다. 비록 우리는 시간이 흘러가길 바랄 뿐인 미약한 존재일지라도, 미약하기에 서로를 부둥켜 안을 줄 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과거가 돼버릴 지금의 걱정 속 불확실성은 미래의 걱정을 덜어줄테니 두렵다고만 생각지도 말자.

4개월 만에 듣는 목소리의 반가움보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털어놓다가도 이내 담담한 척 마음을 스스로를 다잡는 모습이 새벽녘 잠결에도 오랫동안 남았다. 꿈을 꾸던 몽상가가 현실을 마주하고, 현실을 꿈이라 믿게 되는 부자연스러운 흐름이 나에게 그랬듯 그에게도 꺼져버린 불씨에 대한 그리움으로 남았을까 싶어, 그 역시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이는 온전히 그의 마음이 가는 길을 바라볼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당신이 내게 그랬듯 당신 마음이 가는 길에 나의 시선이 동행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길.

그리 그대로. 좋았던 순간들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을 테다.




07.14.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대다수 괜한 것들이지만, 줄곧 부정적인 감정과 걱정들로 이어지곤 한다. 많은 시간 가운에 언제나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개는 눈을 감고, 생각을 멈추고 나서야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오랜 잠에 빠져들었다.




07.21.


당장 내게 던져지는 과제들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막막하고 두려운 감정이 들지만, 감정만 붙잡고 있을 새도 없다.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최선의 방법을 찾고, 그렇지 않은 상황에 대비하여 몇 가지 대안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갈 뿐,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다.


그저 내딛을 뿐이다.

그렇게 산다, 다들.


 



07.28.


무엇도 정해진 것은 없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긍정적으로 살자'며 책을 읽고, 문구를 적어 놓고, 마음으로 되새겨도 잘 안된다. 재빠르게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을 꾸역꾸역 밀어내고, 애써 마음을 달랠 쯤에나 생각하게 된다.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건 그만큼 쉽지 않다. 그러기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여야한다. 언제라도 그런 시간을 보낼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



월간 4X5 <다섯 개의 단어, 스무 번의 시>는 한 달 동안 다섯 개의 단어, 각 단어 당 네 번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동일한 대상에 대한 짧고 주기적인 생각, 무질서한 개인의 감정과 사유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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