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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냥 Nov 29. 2016

더 늦기 전에 손을 내밀어요

10월의 화요일 : 편견



10.04.


회사 앞 카페에 강아지가 들어왔다. 강아지를 무서워해서 별 관심이 없었다. 몇 번 보다 보니, 어디서 많이 본듯한 익숙함이 느껴졌다. 어릴 적 수련회 2박 3일을 보내는 동안 인형 뽑기에 빠진 엄마가 뽑은 수십 개의 인형과 맞바꾼 큰 강아지 인형과 닮았다. 자꾸 보다 보니, 별로 무섭지도 않다. 좋아지고,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으면 겁이 더 많아진다던데, 그렇게 되기 전에 용기를 내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고집부리지 말고, 유연해지기.




10.11.


난 원래 그래.


원래 그런 게 어딨어. '원래 별로 안 좋아해. 원래 싫어해.'라고 말은 회피를 위한 것이 아닐까.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 무심함. 싫어하는 것이라고 쉽게 단정 짓고 확신해 온 사이에 놓쳐버린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스스로에게도 다정해지자.

 



10.18.


이쪽에도 서 보고, 저쪽에도 서 볼 거야.

한쪽으로 기울어질 것 같으면, 다른 한쪽에 무게를 더할 거야.


어렵지만,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

세상의 수만 가지 빛이 온전히 제 빛을 낼 수 있는 세상이 있다면, 그곳에선 누구의 그림자도 아프지 않을 거야.




10.25.


난, 당신 곁에 있어요. 차라리 세상이 무너져 내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발걸음의 속도를 늦출 때, 뒤를 돌아보면 당신이 내 곁에 있었던 것처럼, 나도 당신 곁에 있어요. 당신 스스로 주변을 암흑으로 만들고 외롭게 걸어갈 때에도, 난 당신 곁에 있어요. 사방이 깜깜해진 길 위에서 당신이 도통 보이지 않지만, 분명 난 당신의 걸음과 함께하고 있어요. 그러니 언제든 돌아봐요. 난 당신을 바라보고 있어요. 내 이름을 소리 내어 불러봐요. 당신을 부르자마자 울컥하고 차오르는 감정이 주는 온기에 의지해 잠이 든 밤이 있었어요. 이제 내가 당신에게 그날 밤의 온기가 되어줄게요. 손을 내밀어요. 괜찮아요.


달빛을 쬐며 오래도록 걷자.



월간 4X5 <다섯 개의 단어, 스무 번의 시>는 한 달 동안 다섯 개의 단어, 각 단어 당 네 번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동일한 대상에 대한 짧고 주기적인 생각, 무질서한 개인의 감정과 사유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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