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수요일 : 고마움
제 가슴의 울창한 숲 그늘
사람들에게 다 나눠주고
살진 암소가 끄는 쟁깃날 되어
오래도록 밭 일구는 사람!
돌멩이며 나무뿌리며 골라내다 보면, 지치기도 하지 퇴비며 인분이며 집어넣다 보면, 피곤도 하고…… 땀 흘린 만큼, 밭두둑 옆댕이, 옹달샘이라도 퐁퐁퐁 솟아나면 좋으련만, 눈물 흘린 만큼, 산비탈에라도 걸터앉아, 막걸리 한잔 쭈욱 들이키면 좋으련만!
발목 자꾸 어루만지는 흙더미
고르고 골라 이랑을 만들고
오직 정성스러운 마음 하나로
오래도록 여기 씨 뿌리는 사람!
- 이은봉, '씨 뿌리는 사람 - J·J·H'
고르고 골라 이랑을 만들고.
그러는 사람.
A : 그리고... 정말 많이 감사해요. 오늘 꼭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B: 나도 고마웠어요. 좋은 기억만 가져가요. 누가 뭐라고 한들,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어요. 지나간 시간은 내가 무엇에 더 큰 의미를 두느냐에 따라 좋은 기억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니까. 부디 좋은 방향으로 향하는 의미들을 찾아서 오래 남겨두길 바랄게요. 마음 아프기도 했지만, 위로가 되고 싶었어요.
- 누군가와의 마지막 밤에.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 적절한 순간에 놓치지 말고, 감추지 말고, 잊지 말고 표현할 것.
언제나 아침마다 웃으며 반겨주어 고마워요.
그 몰래 쌓고 쌓아둔 고마움을 전하기로 했다.
결국 사람이 머무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며,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라고. - 이병률
... 개인적으로 힘들 때, 혹은 그렇지 않을 때에도 당신과 인사하며 얘기하며 웃고 넘어갈 수 있는 날들이 많았어요... 쉼이 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는 좋은 인연으로 오래도록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느끼는 든든함을 나 역시 느끼고 있고 난 언제나 마음으로 당신을 응원하고 있으니, 언제라도 제 마음을 담은 이 엽서가 따뜻한 에너지가 되어주길 바라요.
- 언제나 밝은 웃음으로 날 향해 손짓하는 이에게.
서로의 존재를 든든함이라 믿고, 한마디 말조차 나누지 못하는 날들에도 함께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그 긴 시간을 짧게 느낄 만큼, 시간을 흘려보내 왔다... 어쩌다 끈적이는 정을 붙여놓고, 그 이유 하나로도 만족이라 부를 수 있게 된 것일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엽서를 썼다.
난 사람의 마음을 여행하고 있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면 하루도 좋지 않을 날이 없다.
고마워요.
다행이었어요, 정말로.
일이건 돈이건 뭐건 어쨌든 우리가 함께한 날들을 마음에 깊이 담아요. 겉으로 내색하지 못했고, 내색할 수 없었던 뜨뜻한 마음의 존재를 우리 서로는 이미 알고 있어왔다고 생각해요. 만약 어쩌다 당신은 그렇지 않더라도, 내가 그래 왔다는 것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고맙고 서운했고 미안했고 감동했고 든든했고, 의지했고, 지금도 무던히 좋아해요.
고마워요. 당신의 힘듦 가운데에서도 나를 봐주어서. 고마워요. 곁에서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존재가 되어주어서. 고마워요. 당신의 아낌 가운데 즐거운 날들을 마주할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지금 여기 없는 순간까지도 함께 걸어줘서. 고마워요.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주어서. 고맙고, 또 고마워요.
월간 4X5 <다섯 개의 단어, 스무 번의 시>는 한 달 동안 다섯 개의 단어, 각 단어 당 네 번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동일한 대상에 대한 짧고 주기적인 생각, 무질서한 개인의 감정과 사유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