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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냥 Mar 26. 2017

파도

1월의 수요일 : 걱정



01.04.


눈을 뜨고 다시 눈을 감을 때까지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틈만 나면 비집고 들어오려는 걱정을 밀어 두기 위해서다.




01.11.


괜찮은 척하되 아무도 모르는 게 서운하지 않거나, 드러내되 다른 사람의 시선까지 신경 쓰지는 않는다거나. 아침마다 양 손에 든 두 개의 가면을 들고 고민한다. 오늘은 무엇을 쓸까. 둘 다 내 얼굴은 아닌데 말이다.




01.18.


별말 없이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아무 말 없이 잠을 잤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런 날이 가장 힘든 날이다. 무엇조차 말할 수 없는 날.




01.25.


난 정말 몰랐던 걸까. 모르고 싶었던 걸까. 기분 안 좋아 보인다는 그의 걱정 어린 말보다 덧없는 시선을 품고서 마음을 졸이고 있는 스스로를 목격하는 게 더 힘들다.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면서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월간 4X5 <다섯 개의 단어, 스무 번의 시>는 한 달 동안 다섯 개의 단어, 각 단어 당 네 번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동일한 대상에 대한 짧고 주기적인 생각, 무질서한 개인의 감정과 사유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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