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조그마한 장독 뚜껑 두 개에는
많은 생명들이 오손도손 살아가고 있다.
아들들이 초등학교 시절 계곡에서 잡아온 다슬기,
아들들이 선물해 준 구피도
죽고 또 태어나며
소리 없이 자기들 집을 채워왔다.
사이사이 심어둔 어리연과 물수선화는
매년 봄이면 다시 깨어나
수줍게 꽃을 피워내는
우리 집 작은 수족관이다.
신기하게도 이 작은 생명들은
내 발소리와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밥 먹자” 하고 다가가면
모두 목을 치켜들고 모여든다.
갓 태어난 구피의 새끼들은
너무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며칠이 지나 조그맣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면
그저 고맙고, 감사하고, 대견하기만 하다.
나의 인생의 깊이와 함께 살아주는
이 작은 수족관의 가족들.
그들은 때로 편안함을 주고,
때로 희망을 주며,
인생이란 그저 이렇게
묵묵히 살아내는 것임을 가르쳐준다.
오늘도 나는 밥을 주고 새 물을 갈아주며 속삭인다.
“우리, 함께 평온하게
잘 살아가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