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렇게 긍정적일까 <긱 워커로 사는 법>

책 읽는 워킹맘

by 조여사

지난번에는 니트족이었다면 이번에는 긱 워커라는 이름의 책입니다. 니트족이 Not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자로 교육을 받지 않고 고용되어있지 않은 빈둥빈둥 대는 느낌이라면 긱 워커는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회사에 고용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일을 원하는 만큼 일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책 표지에 적혀있는 것처럼 원하는 만큼 일하고 꿈꾸는 대로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조금만 일해보면 알 수 있죠. 그리고 긱워커는 니트족이나 디지털노매드와 같이 내가 원하는 일을 원하는 때 한다라는 자유를 강조하는 용어가 아니라 원하는 일을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긱 워커란 일반적으로 말하는 프리랜서와 많이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그들이 일자리를 찾는 방식이 디지털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긱 워커라고 부르는 차이가 있달까요. 그래서 배민, 우버 등의 플랫폼을 이용한 배달, 퀵서비스, 대리운전 등에서부터 크몽과 같은 플랫폼을 이용한 콘텐츠 제작, 마케팅, 통/번역, 비즈니스컨설팅, 레슨 등의 서비스까지 망라하는 용어가 긱이라고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긱 경제는 고용주가 필요에 따라 사람을 구해 단기로 계약을 맺고 일회성 일을 맡기는 경제 방식을 뜻한다고 합니다. 좋게 말하면 독립형 근로자로 근로 시간을 스스로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나쁘게 말하면 기업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외부 인력을 사용하는 걸 뭔가 멋진 말로 포장해 놓은 듯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등장으로 일을 찾는 독립형 근로자와 그러한 독립형 근로자를 찾는 클라이언트들이 예전보다는 훨씬 쉽게 서로를 찾을 수 있는 곳들이 많아졌습니다. 저도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세상이 빠르게 다가오지 않았더라면 요 몇 년 동안 시도했던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없었을 거란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예전에는 수업을 들으려면 직접 가야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줌을 이용한 실시간 수업이 많아져서 관련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해당 수업을 통해 숨고니 크몽이니 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서비스제공자로서 크몽에 나의 프로필과 서비스를 올려놓았습니다. 크몽에 올려져 있는 나의 프로필을 보고 외주 강의 업체에서 연락이 와서 강의라는 것을 시도해 보았고 자신감을 얻어 대학교에서 의뢰를 받았을 때 기쁘게 강의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생각보다 활발한 온라인에서의 일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뻤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안 좋아지는 느낌이 들자 이 온라인플랫폼들도 주춤한 모양새입니다. 클래스 101의 할인이나 숨고클래스의 서비스 종료 등을 보면 이 모든 것이 다 거품과도 같았던 유동성에 기대어 성장했던 것인가 싶습니다. 패시브 인컴을 가져야 한다며 전자책이나 동영상 강의를 키워주던 곳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다시 과거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회귀하고 있는 중인 것 같죠. 올해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기관들이 시행하고 있던 재택근무를 없애겠다고 합니다.

그래도 한동안 여러 가지 일을 시도하면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한 회사에 소속되어 20여 년을 일하면서 회사 밖 세상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생각과 회사에서 나가게 되면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거라는 생각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회사 밖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그 일로 부수입도 얻어보고, 나는 어떤 것을 재미있어하는지도 발견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나를 시도하니 또 다른 것이 보이고, 또 다른 것을 시도하니 또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하는 선순환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다양한 세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은 후 ① 영업 ②포트폴리오 ③ 네트워킹 이 세 가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긱 워커로 살아남으려면 일이 있어도, 일이 없어도 계속해서 영업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 오랜만에 강의 외주 업체에 연락을 하니, 마침 강의가 있다며 이런저런 분야의 경험이 있냐고 물어보네요. 이게 바로 책이 말한 영업이 아닐까요. 영업이라고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나라는 사람이 있음을 세상에 계속해서 알리는 것이 영업인가 봅니다.

서비스 제공자로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계속하고 있지만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이력서만 써봤지 포트폴리오는 어디에 제출해 본 적도 없고 다른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를 본 적도 없어서 몇 번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성에 차지 않습니다. 포트폴리오는 내가 했던 경험들과 성공 사례를 모아놓으면 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만드는 건지 잘 모르겠어서 내 나름대로 만들어는 보았는데 이렇게 만드는 게 맞는 건지 어디에 확인받고 싶네요.

회사 안의 개구리에서 벗어나 사회 밖의 나를 알리기 위해 네트워킹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래서 요즘 다양한 단톡방에 참여했더니 조금씩 버거워져서 올해는 가짓수를 많이 줄였습니다.

저는 안정적인 것을 중시하는 사람이라 당장 회사를 때려치우고 이 세계에 뛰어들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직업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수입원의 다각화라니 얼마나 멋진 가요! 세계를 떠도는 유동성에 힘입어 패시브 인컴을 만들겠다며 노력하겠다는 다짐은 저 멀리로 사라지고 어려워지는 경제상황에서 버티기 위해 다달이 들어오는 월급과 짭짤한 알바 부수입에 감사하며 회사에서 잘 버티기 위한 자기 계발에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일개 회사원으로써 회사를 다니면서 이런저런 외부 세계를 접하고 이런저런 퍼스널브랜딩 책을 읽다 보니 신입사원시절 사장님들이 강조하는 주인의식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책을 읽고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하는 일개미가 아닌 능동적인 일개미가 되고 있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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