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워킹맘
10년도 더 전에 나온 책인데 지금 나온 책처럼 시기적절합니다. 특히 경기침체가 예상되고있는 이라는 부분을 읽다가 이 책이 지금 나온건가 발매일을 다시 확인해 보기도 했습니다.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인 연봉을 본인의 소득이라고 말하는 걸 보았습니다. 자영업이나 보험판매같은걸 하는 프리랜서 지인들도 비용을 제외하지 않은 본인의 수입을 소득이라고 말하면서 이정도면 많이 버는 것이라고 사업 권유를 하는 것을 자주 접했습니다. 저는 항상 이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의 첫 부분에서는 이걸 콕 찝어줍니다. 나름 회사에서 회계쪽 일을 접해봐서 이런 오류를 범하지는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자산 100억 어쩌구라고 떠들 때 자산에는 니돈과 남에 돈이 포함이지 않느냐며 불신의 눈을 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에서는 보이지 않는 소득을 간과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보이지 않는 소득에는 불규칙하게 돈을 가져가는 남편이 스스로 해결하고 있는 지출 (차량유지비, 통신비, 보험료, 외식, 명절 등),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지불하지 않은 생활비나 월세, 공과금, 식대 그리고 살림을 위한 노동비가 포함됩니다. 저도 종종 회사에서 지원되는 유류비, 식대와 남편 회사에서 지원되는 상품권, 부식 등을 생각하면서 회사를 다니지 않으면 지불해야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좋은 회사를 다닐 수록 이런 부수적인 비용들이 덜 들어가서 높은 월급 말고도 돈을 모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은 게 사실인 듯 합니다.
몇년 전까지는 나에게 '공돈' 이 생기면, 아니 공돈이 생길 계획이 생기면 뭘 살지 리스트업부터 했습니다. 하지만 옷장이 넘쳐흐르고, 현타가 오면서 이런 소비 계획들은 접어두고 저축 계획을 세우고 공돈이 생기면 저축통장에 넣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니 삶의 재미가 없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기분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꾸준히 저축을 하고 있고 불어나는 잔액도 있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것처럼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진 않는데 뭐가 문제일까요. 저는 변동비로 분류하고있는 교육비를 이 책의 저자는 고정비로 분류하고있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일 때는 매달매달 고정적으로 학원비가 나가서 고정비로 분류했다가 고등학생이 된 지금은 매달매달 학원비와 교재비가 달라지는 관계로 변동비로 분류했습니다. 중등때까지는 학원에 잘 안보냈기 때문에 고등때라도 보내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보내기 시작했는데 첫째가 고 3을 지내고 보니 고3 때는 교육비가 많이 부담스러워서 고민이 되긴 하더라구요. 그리고 아이들 교육비 지출을 정산하다보면 내가 이정도 버는데! 애들은 이만큼 쓰는데! 내가 오만원도 못쓰냐!! 라며 가끔은 억울한 심정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쇼핑하면 기분 좋던데, 내가 행복하기 위해 쓰는 돈이 쇼핑이라는게 문제일까요? 물건으로 기쁨을 얻는 것이 꼭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싶기도 한데 대부분의 이런 종류의 책들은 물질적인 소비를 나쁘게만 봐서 슬픕니다.
또 하나 신기했던 것은 저축을 "쓰기 위한 돈"으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돈을 모으는 목적은 은퇴와 노후라서 한참 먼 일이긴 하지만 그때 쓰기 위한 돈을 모으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되어도 나의 "저축계좌"에서 돈을 헐어쓴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플 것 같습니다. 저는 소유하고 있는 집도, 땅도, 자동차도 없고, 오직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그리고 소액의 적금이 있을 뿐이라 현금성 자산을 모으려고 노력중입니다. 그 방법 중에 주식과 펀드가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또 이부분에서 아무리 떨어져도 팔 수 없고, 한 번 오르면 실현되지 않은 이익도 아까워하고, 내가 필요할 때 떨어져서 못팔면 의미가 없다고 팩폭을 하네요. 3년 미만 단기에 쓸 돈은 예금, 3년 이상 저축할 돈은 펀드에 투자하라는 이야기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이상적인 이야기일 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보험은 비용일 뿐이라고요. 항상 고민인 부분을 콕 찝어서 지적해주어서 좋았습니다.
내가 무얼 원하는지, 은퇴 후 어떤 일을 하면 재미있을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고민은 수년 째 하고 있지만 뭔가 뾰족한 답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저 지금은 회사 밖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았고 그게 의외로 재미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