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워킹맘
2009년이나 2024년이나 경기변동의 양상은 항상 빠르고 경제적 안정성에 대한 위협은 날로 커지는 것은 매한가지구나. 미시적이건 거시적이건 보고 듣는게 많아지니 부르는 이름만 바뀌었지 언제나 VUCA의 시대인 것 같습니다다.
결혼하고 계속 맞벌이를 하다 잠시 남편이 회사를 관두고 외벌이였던 적이 있습니다. 혼자 벌어서 저금은 못해도 마이너스가 나진 않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생각보다 금새 비슷한 연봉으로 이직을 했지만, 그 때 이후 맞벌이에서 외벌이가 된다면 어떻게 살아야할지 준비해두어야한다는 생각과 노후를 준비해두어야한다는 압박감에 한동안 벗어나기 힘들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나와 같은 가정의 사례를 이야기하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하네요. 유명회사에 다니는 남편(아마도 대기업), 맞벌이를 하는 아내. 그 삶이 계속 될 거라는 안일함으로 돈 걱정 없이 풍족한 삶을 삽니다. 하지만 승진에서 밀려나고 아내가 갑자기 실직하게 되면서 팍팍한 삶에 정신을 못차리죠. 책의 저자는 차도 집도 팔고 작은 집 전세로 옮기고 남은 돈으로 예금과 투자를 하는 것으로 이 사례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저는 실직하지는 않았지만 저의 사례와 너무나도 비슷한 이야기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과연 내가 저 입장이라면 과연 집을 팔 수 있을까요? 사실, 나는 (큰 집에 살고있긴 하지만) 큰 집에 대한 로망이 없어서 가능할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가족들을 설득하는 건 힘든 일이겠죠. 외벌이시절 남편이 가구 같은 것들을 바꾸고 싶어할 때 내가 반대하면 남편 마음이 상할까봐 이런저런 소비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외벌이로 수입이 줄어드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줄이지 못하는 지출 때문에 저는 숨이 막혔죠. 그리고 이런 나의 감정을 가족을 포함한 누구와도 상의하지 못해서 우울해졌습니다.
남편도 재취업을 하고 나도 어쩌어찌 우울증을 몰아내고 정신을 차린 다음, 다시는 그런 상황에 처하기 싫어서 만약 내가 회사를 나가게 된다면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민만 2년. 머리아프게 고민해보아도 보이는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심각하게 고민해봤자 얻는게 없으니, 고민은 그만하고 뭔가 시도해보자라고 시작해보니 내가 할 수 있는게 몇가지를 발견했습니다.
회사에서 짤려도 할 수 있는게 있으니 그 다음으로 노후 준비가 고민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돈관리는 모두 남편이 하고 저는 내 용돈과 내가 부담하는 지출을 제외한 남는 돈을 모두 남편에게 보냈는데 그랬더니 내 명의로 되어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0년을 일했는데 내 앞으로 집도, 차도, 개인연금도 없어서 충격받았습니다. 남편에게 이런 마음을 이야기하니 다 니껀데 뭘 그런걸로 기분나빠하냐고 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던걸요. 그래서 그때부터 내 수입과 지출을 파악하고 내 이름으로 저축과 투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노후 대비 필요 자금은 노후 공포 마케팅에서 들어왔던 20억, 30억이란 숫자여서 이걸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라는 심난함이 있었는데 <3억으로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 책을 읽고 그 부담을 많이 내려놨습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에게도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국민연금은 항상 불안하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죠. 퇴직연금이 그리 크진 않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겠죠.
20억, 30억은 아니어도 노후 대비로 얼마나 필요한지를 알아야 준비를 할 텐데 이거 계산하는 것부터가 난관입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FIRE족의 계산법. 연생활비 x 25년 을 은퇴목표자산으로 삼고 이를 시드머니로 5%의 수익률을 본다는 가정 하에 노후자금을 계산할 수 있다니 명확하게 보여지는 숫자에 불안한 마음이 조금은 가십니다.
현재기준 은퇴하신 부모님들의 평균 생활비를 찾아봤을 때 보통 25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이 생활비는 부부합산이지만 남편과 사별할 경우, 그리고 인플레이션, 생활안정성 등등 을 고려했을 때 나 혼자 준비하고 싶은 건 월 200만원입니다. 물론 매년 5% 수익률 어렵다는것 알고 있고, 물가상승 이런것도 생각해야하는걸 알지만, 너무 복잡하게 생각만하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으니 기준점은 이것으로 삼아봅니다.
지난 장 동안 이 부족한 부분을 투자를 통해 메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투자공부를 시작한다며 주식투자, 부동산투자, 투자강의 등등등을 나름 열심히 들어봤습니다. 하지만 몇백배 벌었다는 애들한테는 질투심이 생기고 100억부자라는 단어에는 반발심이 생겼습니다. 난 그동안 뭘 하며 살아왔던걸까 하는 자괴감도 함께 말이죠. 지금은 그때 주저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수업을 들을 때마다 부지런하게 공부하지 않는 나를 자책하게 되고, 과감하지 못한 내가 한심해지기만 했습니다.
현재는 그동안의 노력으로 소득의 다각화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고 소득의 40%는 저축을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커서 생각했던 것보다 사교육비가 늘고 있어 앞으로 이 저축율을 유지하는게 목표고 아이들이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저축률을 50%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심난한 시절 마음을 다 잡기 좋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