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력이 대단한 소설 <킨[KINDRED]>

책 읽는 워킹맘

by 조여사

정말 오랜만에 소설책을 읽었습니다. 여행 때 읽으려고 아껴두고 있었지만, 참지 못하고 여행 가기 전 절반을 읽어버렸습니다. 아까운 마음에 궁금한 것을 참고 제주도 여행 기간 동안 읽었습니다. 무척이나 흡입력이 강한 소설입니다. SF 소설로 분류되어 있지만 전혀 과학스럽지 않은데 과학과 관련 없이 시간여행이라는 주제라면 SF소설인 걸까요. 저에게는 판타지소설로 느껴졌습니다.

1970년대 뉴욕에서 살고 있는 흑인여성 다나는 어느 날 갑자기 과거 노예제도가 살아있던 1800년대의 남부로 가게 됩니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우선 눈앞에서 사고를 당한 남자아이를 구해주게 되고, 몇 번의 과거 여행을 통해 그 남자아이가 자신의 조상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본인이 살던 시공간으로부터 떼어져 느닷없이 겪게 된 데이나가 놓아진 공간이 그녀의 뿌리가 시작된 백인 노예주 루퍼스(사고를 당한 남자아이)와 흑인 노예 앨리스가 기거하는 곳이라는 점, 그리고 데이나의 백인남편 케빈과 그녀가 경험하는 노예제의 차이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20세기 흑인여성이 악랄한 노예주의 무대로 호출되면서 목격하는 노예제의 참상,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몸과 마음에 새겨지는 트라우마를 공감하며 내가 살고 있는 현재는 어떠한 토대 위에 만들어진 것이며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건을 겪는 주체가 누군지에 따라 전혀 다른 판단과 반응을 하는 사건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지배계층인 백인은 악한 것인가? 단순히 흑인이라고 해서 모두 피해자인가? 우리의 가치 판단은 무엇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들었습니다.

옥타비아 버틀러라는 작가는 백인 남성 모델이 주류이던 미국 SF 소설계에서 아마도 처음으로 성공한 ‘흑인 여성 SF 소설가라고 분류되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을 SF 작가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작가의 모든 소설이 흑인, 여성의 범주에서 해석되곤 하지만 작가 자신은 자신의 이야기를 어느 한 부분이 아닌 인간 전체에 대한 이야기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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