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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여사 Oct 24. 2022

2022년 10월 주말의 소회.


10월 말. 짧은 가을이 지나고 벌써 겨울이 온 것 같습니다.


추석 연휴 마트에서 장을 보며 물가상승을 몸으로 체감해놓고는, (무하나와 애호박 하나에 9천원이라니!!!) 냉장고에 가득히 쟁여놓은 못먹게 되어버린 야채들을 처리하면서 이게 무슨 짓이냐며 많이 반성했습니다. 그 후 장보는 아이템 수를 줄이고 냉장고를 허룩하게 유지중입니다. 


우리집은 매주 토요일이 장보는 날이므로, 특히나 뭐가 없었던 금요일 남편이 집에 생활비가 떨어졌나며 많이 속상해하더군요. 나는 냉장고가 깨끗해서 너무나도 뿌듯한데 말입니다. 


10월~11월은 회사가 바쁠 시기여서, 주말에도 근무 중.


아이들의 가을, 겨울 옷은 예전에 꺼내 정리했는데, 나와 남편의 가을, 겨울옷은 아직 정리를 못해서 생활이 불편하던 차, 출근을 하며 이번 주말에는 옷정리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토요일 근무 후 퇴근해서 빨래를 돌리고, 설거지를 하고, 눈에 거슬리던 가스렌지도 청소한 후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뒹굴거리다가 9시가 넘은 시간 갑자기 눈에 거슬리는 옷장. 결국 그 밤에 옷장 정리를 하고 말았네요. 


얼마 전, 남편이 우리집에서 니가 젤 옷도 많고 신발도 많고 젤 돈을 많이 쓰는것 아니냐는 볼멘섞인 소리에 당연한거 아니냐며 대꾸했지만, 마침 무언가를 사고 싶었던 차에 마음이 찔리더라구요. 옷장 정리를 하며 남편의 적은 옷가지와 나의 많은 옷가지를 정리하며 살짝 반성했습니다. 왜 나는 미니멀하고 싶다면서도 계절이 바뀌면 필요한게 생기는것 같고 사고싶은게 생기는 건지. 미니멀을 지향하지 않는 남편은 미니멀하고, 미니멀을 지향하는 나는 맥시멀이라니. 그래서 그는 미니멀이라는 말도 모를거라는 생각이. 글을 쓰면서 남편은 옷을 사기 전에 미리 버리고, 나는 버릴 옷을 예상해서 옷을 사기 때문에 옷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네요.


그래서 아직 받지도 않은 주말근무수당으로 남편 옷을 하나 비싼걸로 사다놓고, 아이들에게는 초밥을 사주었습니다. 이렇게 이틀동안 근무한 주말수당을 다 써버리고 말았군요. 착한일을 한 것 같지만 내 손에 남은 무언가가 없다는 아쉬움이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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