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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여사 Oct 28. 2023

MBTI 에서 얻은 심리적 평안함.

<맑은 가을 하늘의 햇살을 느끼며> 

나는 고민이 많고 생각도 많다. 다정한 부모님 밑에서 사랑받으며 자라왔지만, 약간은 불안하고 약간은 개인적인 성향으로 세상의 온갖 것들을 예민하게 바라보며 매일 머리속이 혼란스러웠다. 누군가가 기분이 나쁠 때는 혹시 나 때문이 아닐까 자책하고, 혼자 만의 시간이 되면 내가 오늘 했던 행동들과 말들을 곱씹으며 괴로워하고, 누가 나를 칭찬해도 칭찬을 칭찬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린 시절부터 무언가 하나를 잘했다며 칭찬을 받아도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많다며 나의 실력은 보잘것 없다고 칭찬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무언가 하나를 끝내고 나면 또 다른 것들을 시작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런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은 없다고 생각하며 지레 포기하고 외로워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편안하고 안정적인데 왜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지, 나에게는 뭐가 문제인지 고민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어느해 유행하던 MBTI 검사를 해보고 내가 INFJ 라는 것을 알고난 후, 그리고 INFJ에 관한 내용들을 찾아보며 내 자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나 혼자만 이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자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살면서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며 슬퍼했다. 그러나 INFJ는 MBTI 유형 중 가장 희귀한 유형이라고 한다. 그러니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을 주변에서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내가 과연 가치 있는 사람인지 고민하며 살아왔다. 무언가를 잘하건 못하건 역시 나의 한계는 이것이라며 자책하고 자학하는 생각들을 끊임없이 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나와 나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해보니 자책까지 할 만큼 형편없는 인생을 살고 있지 않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코칭을 공부하고 심리책을 읽으면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하는 칭찬은 있는 그대로의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잘한 것은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MBTI는 이론적, 학문적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MBTI를 통해 이런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것 만으로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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