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얼마전 본사에서 7년 만에 회계보고시스템을 변경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엑셀로 보고하던 재무제표 보고가 2013년 중반 SAP과 연동된 인트라넷 사이트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본사도 조금 여유로웠고 여행도 자유로웠기 때문이었을까, 각 나라의 담당자들을 불러모아 교육을 받았었죠.
회사에서의 포지션이 회계담당자는 아니지만 당시 매출처리를 담당했던 50% 회계인이었던 터라 회계임원과 함께 미국 본사에서의 교육 한 번, 그리고 부서의 다른 회계담당자들를 이끌고 중국에서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남편이 아이들을 잘 돌보는 편이지만, 당시 아이들이 어려서 남편에게 애들 맡기고 출장을 가는데 어찌나 마음이 무겁던지요. 첫 출장 때는 아이들이 "엄마의 출장"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냥 "출근"할 때랑 똑같이 배웅하더니 두번째 출장 때는 "엄마의 출장"이 어떠한 것인지 이해한 관계로 가지말라고 하는 통에 정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정작 아이들이 없는 해외 출장 기간에는 어른의 삶을 즐겼지만 말이죠.
코로나 때 시작한 비대면 회의시스템이 정착한 터라 지금은 팀즈를 활용해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주 변경 프로그램 활용과 관련한 교육을 한번 진행한 후 이번주는 매일 오전 9시부터 하루동안의 진행사항을 점검하는 체크인 미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들여 한 곳에 모여 교육을 했던 것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려다보니 전세계 시차 때문에 지역별로 같은 교육을 여러번 진행해야 하고 체크인 미팅도 지역별로 쪼개서 진행하고 있는데, 담당자는 미국에 있어 아시아와 유럽 시간에 맞추기 위해 자정 넘어서도 일하는 듯 합니다. 심지어 우리가 질문 사항 정리해서 오후에 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바로 오는걸보면 잠을 대체 언제 자는걸까 걱정이 되기 까지 합니다. 출장 교육이 아니라 저야 몸은 편하다만 담당자는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자로 체크인 미팅이 완료되고 로컬 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확인한 후 보고서의 마지막 스텝을 마치고 모든 부분이 초록색인 리뷰 보고서를 보니 한 단계 마무리했다는 성취감이 들어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게 회사원의 맛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