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지난주 금요일, 학교를 하루 제치고 여행을 가자고 하니 아주 신이 난 둘째와 달리, 본인도 가야하는거냐며 툴툴대는 큰아이를 데리고 조금 이른 여름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예약을 해놓고 일주일 내내 비소식이 있어 걱정했는데 도착한 금요일엔 저녁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다행이었고, 토요일엔 하루 종일 맑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를 낳은 후, 아이들이 사춘기를 맞게 되어 부모랑 사이가 나빠지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습니다. 첫째가 중학교에 입학하게 된 해부터는 아이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둘째만 데리고 다닌다고 첫째가 불만을 토로해 당황스러웠는데 생각해 보니 아직 아이는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저 혼자만 멀어지려 한 것이었더라고요. 아이의 시간에 맞추어 나를 조절해야 하는 것이었는데, 아이가 이 나이가 되면 나는 이렇게 해야겠다는 혼자만의 생각으로 지레 겁을 먹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심한 사춘기가 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걱정했던 것과 달리 첫째가 올해 대학교에 입학했고 둘째는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만, 제가 아이들의 사춘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니 다행히도 저희 아이들은 얌전히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듯합니다. 여행을 가자하니 조금은 툴툴거렸던 첫째였지만 그래도 순순히 여행에 따라나서주었고, 한창 예민할 고등학생인 둘째도 아직은 물놀이가 좋다며 즐겁게 여행을 따라나섰거든요. 유수풀에서 아이들과 튜브를 타고 둥둥 떠다니며 이런 아이들을 키우게 되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마음을 아이들에게도 표현했으면 좋았을 텐데 왠지 부끄러워서 말로 표현을 못한 게 아쉽습니다.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