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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여사 Dec 13. 2024

주저하지 말고 또박또박 <되받아치는 기술>

책 읽는 워킹맘

회사에서 자신의 말을 기억하지 못하고 수시로 말을 바꾸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받던 차 서점에서 책"왜 자신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할까?"라는 문장을 보고 당장 구입했습니다. 예고 없이 갑자기 욱 하는 사람, 자기 말을 기억하지 못하고 수시로 말 바꾸는 사람, 유난히 생색내는 사람 등등 사회생활을 하면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과 만날 수밖에 없고, 짜증이 나지만 똑똑하게 되받아쳐주고 싶은데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은 우리를 하나게 하는 사람들의 유형별로 효과적으로 되받아치는 방법을 정리하고 있는 책입니다. 


책을 읽으며 찾은 제가 힘들어하는 유형에 대한 대응방향을 정리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1.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는 사람에게는 사후승인으로 꼼짝 못 하게 한다. 


말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사람을 만나면 짜증이 납니다. 약간의 변경은 적당히 맞춰줄 수 있지만 정반대 노선을 가리키면 할 말이 없죠. 수시로 말을 바꾸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이런 사람이 상사라면... (말잇못)... 


대체로 이런 경우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회의록을 작성하고 메모를 남기고 재차 확인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말을 바꾸는 사람은 변하지 않고 속에서는 울화가 치밀곤 하죠. 저자에 의하면 상대가 한 말을 증거로 남겨놓는 건, 단언컨대 아무 소용없다고 합니다. 소용은커녕 역효과가 난다고요. 이 문장을 읽고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멍해졌습니다. 이게 바로 저였거든요. 


말을 이랬다 저랬다 바꾸는 사람은 자신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저 머릿속에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바로 말할 뿐이죠. 자신이 한 말도 기억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밥벌이를 할까요? 그 답은 간단합니다. 저같이 성실하고 정중한 사람이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떠오르는 대로 마구 주워섬겨도 누군가 찰떡같이 알아듣고 꼼꼼하게 메모해 줍니다. 심지어 저는 요약정리를 제공하고 방향성도 제공하기도 하죠. 저 같은 사람들 때문에 말을 수시로 바꾸는 사람들은 본인이 한 말을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확인하면 그만이니 기억할 필요조차 없죠. 악순환입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사람, 자기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말을 했다 또는 안 했다 확인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밀어붙인 다음에 사후승인을 받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합니다. 이 방법은 유용해 보였습니다. 


2. 모호하게 말하는 사람에게는 무슨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딱 부러지게 말하지 않고 모호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위의 말을 바꾸는 분이 모호하게 말하기도 하는 사람인데요. 듣다 보면 속이 터져 가끔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고 따지고 싶습니다.


책에 따르면 이런 사람들은 설명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설명하지 않을 뿐이라고 합니다. 그저 주변에서 알아서 헤아려주기 바라기 때문에 설명할 수 있지만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정말인가요?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던 저의 시간들이 아까워집니다. 


저자는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듣지 못하게 말하는 사람을 대할 때는 담담하게 모르겠다를 반복하는 전략이 좋다고 제시합니다. 나는 네 말을 힘들게 이해할 생각이 없다. 그러니 네가 설명해라. 이런 자세를 보여주어야 상대도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깨닫고 설명하려 애를 쓴다고 하는데.... 제가 책을 읽기 전에 시도했던 방법이나, 실제로는 해결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똑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하게 만드냐고 버럭 화를 내던걸요. 


3. 센 말로 밀어붙이는 사람에게는 똑같이 센 말로 상대의 말을 끊는다.


남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사람은 기가 센 사람들입니다. 기가 센 사람은 이야기의 맥락을 따지지 않고 일단 분위기를 몰고 가죠. 기선을 제압하고 일단 싫다는 말을 하지 못하게 억지로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다음 일사천리로 계약과 결제까지 밀어붙입니다. 


책에 나오는 대처 방안은 상대가 세게 나오면 이쪽도 세게 나가라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쓰지 않는 센 말로 상대의 말을 뚝 끊어버리라늦 조언은 이런 성격이 아니라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 자리에서 판단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몸을 빼라는 조언은 실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는 사람에게는 일단 정확히 사과부터 받는다.


어디든 유난히 변명이 많은 사람이 있죠. 입만 열면 자신의 잘못이 아니고 어떠한 경위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구구절절 늘어놓는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기가 빨리고 빨리 벗어나고 싶습니다. 내가 알고 싶은 건 실수를 했으니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 개선책을 듣고 싶은 것인데 구구절절 변명만 늘어놓고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저자는 변명하는 사람도 일단 사과하고 나면 자기변호할 마음이 어느 정도 사라져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변명하는 횟수도 줄어든다고요. 물론 사과를 요구했다고 해서 순순히 사과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일단 사과를 요구해야 어설픈 변명을 계속 늘어놓지 않는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딱 부러지게 사과하라고 요구해 보아야겠습니다. 


5. 반말로 친근한 척하는 사람에게는 꼬박꼬박 존댓말 하며 거리를 둔다.


저는 사회성이 그다지 좋지 않은지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굉장히 친근하게 다가오면 부담스러워하는 편입니다. 쉽게 말을 놓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친화력이 지나치게 좋은 사람을 밀어내는 데 가장 좋은 무기는 존댓말이라고 합니다. 존댓말을 쓰기만 해도 심리적 거리가 멀어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거리를 좁히며 불쑥 들어온다면 이쪽에서는 서너 발짝 뒤로 멀찍이 물러나며 서로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도록,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이런 사람들을 대하는 전략입니다. 


오랫동안 사회생활이란 걸 하다 보니 내 나름대로 터득한 방법도 있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쉽지 않아 보이는 방법도 있지만, 항상 궁금해하는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하는 걸까? 에 대한 이유들이 적혀 있어서 속은 시원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회사 생활을 하면서 말이 자꾸 바뀌는 사람이 젤 힘든데,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찰떡같이 알아듣고 꼼꼼하게 메모하고 기억해 주는 나 같은 사람이 있어서 그렇다는 사실이 정말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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