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워킹맘
노년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독서모임을 할 때 자료 만드느라 열심히 읽어습니다. 바로 기록을 남기지 않았더니 당시 꼼꼼히 읽으며 떠올랐던 아이디어는 아쉽게도 휘발되었겠지만, 다시 한번 책을 들척이며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저자인 백만기님은 나이 마흔이 되었을 때 직장 생활을 딱 오십살까지만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10여년간 은퇴 준비를 한 후 오십대 초반에 사표를 썼다고 합니다. 은퇴 후 본인이 세웠던 계획처럼 라디오 디제이, 미술관 도슨트, 객원기자, 호스피스, 등의 봉사활동과 아마추어 뮤지션으로 정기적으로 밴드 공연도 하고 시니어들을 위한 아름다운 인생학교라는 곳을 운영하신다는 것을 보니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으신 듯 합니다.
책은 1장: 재정 계획, 2장: 인생 2막에 할 일, 3장: 정신적 준비의 커다란 카테고리로 은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고민과 필요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변에 하나둘 은퇴하고 힘들어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은퇴에도 준비가 필요하고 준비를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 격하게 동의합니다. 저에게 은퇴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자산과 재테크 부분이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은퇴 후의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겠죠. 살기 급급해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다보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스스로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의 취향에 대해 알기 쉽지 않습니다.
책에는 하고싶은 것을 찾는 방법과 버킷리스트로 삼아볼 만한 것들 (글쓰기, 자전거타기 등등의 리스트), 생의 마지막에 머물고 싶은 곳 등등 은퇴를 준비하며 생각해 볼것과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저자의 은퇴 후의 삶은 넘사벽이지만 다양한 사례들을 공유해주셔서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가이드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중요하게 여겨지는 재정 준비 부분이 구체적이지 못해 조금 아쉽지만, 그 부분에 대한 것은 다른 책으로 보충할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은 2019년에 발간되었는데 저자분의 요즘 사진을 찾아보니 책에 있는 사진보다 얼굴이 더 좋아보이십니다. 만족스러운 은퇴 후의 삶을 사는 롤모델이 되고 계시는듯 해서 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