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 못간다
앞빠꾸 뒤빠꾸 -간다 못간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우리 동네에 ‘앞빠꾸 뒤빠꾸’ 아저씨가 한 분 계셨다. 이 아저씨는 양 손에 바께스를 들고 마을과 시장을 돌아다녔다. 우리는 멀리서 그 사람이 보이면 졸졸 따라다니며 ‘앞빠꾸 뒤빠꾸’, ‘앞빠꾸 뒤빠꾸’ 놀리기도 했다.
그 사람은 길을 걸을 때 앞으로만 걷는 것이 아니었다. 앞으로 다섯 걸음 갔다가, 고개를 뒤로 돌려서 뒤로 세 걸음 걷는 유별난 사람이었다. 그러니 평균 걸음은 앞으로 두 걸음인 셈이다.
그런데 한 가지 희한한 것은 시간을 정확하게 안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지나가면 우리는 항상 지금 몇 시인가를 물었고 정확한 시간을 우리들에게 알려 주었다. 시계가 귀한 시절이었고, 시계도 없고 정신도 없는 사람이 지금이 몇 시인가는 아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이상한 걸음을 걷게 된 원인을 안 것은 한참 세월이 흐른 후였다. 그 사람의 직업은 트럭 기사였는데, 골목에서 차를 후진하다가 뒤에 놀고 있는 어린 애를 치어서 사망사고를 내고, 옥살이를 하고 나온 후부터 정신 이상자가 된 것이었다. 간다와 못간다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사람이 ‘앞빠꾸 뒤빠꾸’ 아저씨였다.
우리도 ‘간다와 못 간다.’ 사이에서 고민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 가면서 뒤를 돌아보고,
이럴까 저럴까 고민하는 것이 인생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