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처녀귀신과 남근석(수필)

궁녀 보좌관의 원한

by 묘길 조길상

국회의 처녀귀신과 남근석 - 궁녀 보좌관의 원한

국회에 처녀귀신이 산다는 괴담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에 귀신이 산다는 이야기는 지난 5월부터 불거졌다. 지난 5월 13일 새벽 2시경 국회의원회관 7층 사무실에서 한 국회의원 보좌진이 작업을 하던 중 귀신을 봤다는 것.

이 보좌진은 작업을 하던 중 잠시 눈을 붙였는데, 그 때 “집에 들어가서 자”라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떠보니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한 여인이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그 여자의 뒷모습을 지켜봤으나 여자의 형태가 흐려지면서 눈에서 사라졌다고 증언해 국회 처녀귀신 괴담이 나왔다.

이 처녀귀신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는 귀신이 나타난다는 괴담들이 종종 나돌고 있어 풍수지리학자들 마저 국회의사당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풍수지리학자들은 “국회의사당이 자리잡은 여의도동 1번지는 예전에 ‘양말산’이라고 불렸던 궁녀들의 공동묘지”라며 “한 많은 궁녀들의 무덤가에 국회의사당을 지었으니 궁녀들의 원혼이 아직도 국회의사당 주변에 맴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8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회사무처가 의사당 뒤편에 설치한 65톤이 넘는 거석이 이러한 지세를 누르기 위한 ‘남근석’이라고 알려져 일부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투데이코리아, 2008년 07월 28일]

말은 말을 한 사람의 말이다. 그러므로 위 기사의 내용도 말을 한 사람의 말이다. 위의 기사문에서 말을 한 사람은 국회의원 보좌관이다. 그러므로 국회의원 보좌관의 말을 정리하면 기사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 보좌관의 말을 정리하면,

‘2008년 5월 13일 새벽 2시, 국회의원회관 7층 사무실에서 졸다가 깼는데, 긴 머리카락의 여인이 “집에 들어가서 자.”라고 말하고 의원실로 사라졌다.’

위의 내용에서 중요한 말은 “집에 들어가서 자.”라는 말이다. 국회의원 보좌관은 참으로 일이 많은 사람이다. 집에 들어가서 자지도 못하고, 가족을 보지도 못하고, 국회의원을 보좌해야 하니 얼마나 고단한 직업인가? 그런데 국회의원은 퇴근하고 없다. 아마도 국회의원 보좌관은 국회의원에 대한 원망의 심정도 있을 것이다. 집에 가서 잠을 자지도 못하도록 일을 시키고 자기는 퇴근해버리는 국회의원이 미울 것이다. 이러한 원망 때문에 사람은 귀신이 된다. 귀신은 원한이 있을 때 나타나기 때문에 원한이 바로 귀신인 것이다. 위의 기사문에서 여자 귀신이 의원실로 사라졌으므로 여자귀신은 국회의원임을 알 수 있다. 국회의원실에는 국회의원이 있는 곳이므로 의원실에 들어갈 수 있는 존재는 국회의원이다. 그러므로 여자 귀신은 국회의원인 것이다.

국회의원 보좌관이 국회의원에게 듣고 싶은 말은 ‘집에 들어가서 자.’라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자기만 퇴근하고 보좌관은 배려하지 않았다. 국회의원 보좌관은 국회의원에게 저항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심리적 스트레스는 쌓이고. 국회의원에게 저항을 할 수가 없는 국회의원 보좌관은 귀신에게 대신 말을 하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집에 들어가서 자’라는 말은 ‘집에 들어가서 자고 싶다.’는 국회의원 보좌관의 희망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국회의원 보좌관은 일이 많기 때문에 귀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는 불쌍한 존재들이다. 아마도 2008년 5월부터 국회의원 보좌관들의 일이 많아졌을 것이다. 왜냐하면 위의 기사문에서, ‘국회에 귀신이 산다는 이야기가 5월부터 불거졌다’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위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국회의원 보좌관이 국회의원에게 듣고 싶은 말은, ‘집에 들어가서 자.’라는 말이다.


그리고 위의 기사문은 아래 내용이 이어지고 있다.

풍수지리학자들은, 국회의사당터는 궁녀들의 공동묘지였으므로 궁녀들의 원혼이 국회의사당 주변을 맴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국회사무처에서는 국회의사당 뒤편에 남근석을 세워서 지세를 누르려고 했기 때문에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내용은 국회의원이 국회의원 보좌관에게 일을 많이 시켰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러므로 위의 내용도 국회의원 보좌관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과 동조하지 않는 사람으로 구분하여 정리하면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 보좌관의 생각에 동조하는 사람은 풍수지리학자들이다. 풍수지리학자들은 국회에 궁녀의 원혼이 있다고 말한다. 국회의원 보좌관도 국회에 여자귀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풍수지리학자의 말과 국회의원보좌관의 말은, 국회에 귀신이 있다는 점에서 같다.

그리고 풍수지리학자가 말한 궁녀 귀신은 국회의원 보좌관과 그 처지가 같다. 궁녀는 왕을 모시다가 한 많은 생을 마치는 존재이고 국회의원 보좌관은 국회의원을 모시다가 집에도 가지 못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국회사무처 직원들도 궁녀와 그 처지가 같다. 국회의원을 모시기 위해 노심초사하면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 국회사무처 직원들의 일상이 아닐까?

그래서 국회사무처 직원들은 원혼을 물리치려고 남근석을 세웠다. 국회사무처 직원들이 가진 원한은 국회의원 보좌관과 같은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일만시키고 권위주의적 태도로 자신들을 무시하는 것에 원한을 품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귀신스런 국회의원들의 기세를 누르기 위해서 남근석을 세운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네티즌들은 국회사무처 직원들의 ‘남근석 세움’을 비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국민이다. 국민들은 국회사무처 직원들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국회사무처 직원들을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국회의원을 보좌해야 할 국회사무처 직원들이 오히려 국회의원의 기세를 꺽으려고 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국민(네티즌)을 대표하는 존재이므로 국회사무처 직원들의 노고는 이해를 하지만 국회의원을 누르는 것은 국민을 누르는 것이므로 용서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국민은 참으로 현명한 판단을 한다.

국회의원 보좌관과 국회사무처 직원들은 국회의원을 보좌하느라 고생이 많다. 그러므로 국회의원은 이들의 노고를 위로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노고를 위로하면 되는 것이지 국회의원 보좌관과 국회사무처 직원들이 국회의원의 기세를 꺽으려고 드는 것은 옳지 않다. 국회의원은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하여 국회에 거주하는 귀신을 몰아내야 할 것이다. 귀신은 원망이므로 원망이 사라지면 귀신이 사라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국회의원은 귀신을 물리치는 무당과 같다. 무당은 원한을 풀어주는 사람들이니, 국민들의 원한을 풀어주는 국회의원과 다를 바가 없다. 차이가 있다면 무당은 개인의 원한을 풀어주는 존재이고 국회의원은 국민의 원한을 풀어주는 존재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