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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걸즈 Sep 14. 2024

안경사지만 불 끄고 밤늦게 핸드폰 보기를 좋아합니다.

안경사끼리 하는 농담이 몇 가지 있다. 


안경렌즈를 깎는 기계를 옥습기라고 부른다. 직원끼리 있는데 손톱깎이가 없을 때 “그냥 옥습기에 갈아~.” 라고 한다. 실제로 한번 갈아봤는데 끝 쪽 다이아몬드휠로 가니 굉장히 잘 갈린다.


라섹 한 직원이 눈이 피곤하다거나 어지럽다고 할 때 “눈 너무 많이 깎은 거 아니야? 과 교정된 것 아니야?”라고 말한다. 


직원끼리 새로운 물건 구매했다고 자랑할 때는 “어머 고객님 너무 잘 어울리세요~. 사이즈도 딱 맞으시고 고객님 분위기랑 너무 잘 맞으세요~.” 라고 로봇처럼 맞장구쳐준다. 


“우리는 근로자가 아니고 노동자야~.” 라는 말을 한다. 왜냐하면 근로자의 날에 안 쉬고 일하기 때문이다. 

일하면서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선생님이 쓴 안경은 어디 거예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신기한 건 실제로 담당 안경사가 쓰고 있는 안경을 고객님들이 따라서 사는 경향이 있다.


“언니”, “아가씨~.” 라고 부르는 걸 삼가주기 바란다. 가끔은 의사선생님이라 불릴 때도 있다. 안경사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드물다. 앞으로 당신이 안경을 맞추러 갈 일이 생긴다면 부디 안경사님 혹은 선생님이라고 부르길 부탁한다.


“우리 가족 다 안경 쓰는데 좀 깎아 주시면 안 돼요?” “우리 여기 단골인데 좀 깎아주세요~” “오늘 눈도 오고 오기 힘들었는데 좀 깎아주세요~” “저 여기 안 살아요~ 멀리서 왔는데 좀 깎아주세요” “이렇게 몇십만 원짜리 사는데 만 원도 안 깎아줘요?” “에이 이십일만 오천 원이 뭐예요~ 자, 이십만 원만 낼게요. 뒷자리는 깎아줘요.” 

그만 깎아달라 해라. 안경은 과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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