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를 꿈꾼 이유
20살이 되기 전까지 인생을 통틀어 치과 위생사를 꿈꿨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어린 시절 꿈은 사진작가였다. 사진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예고 입시를 준비해 보기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지만, 취미로 사진을 찍는 사람보다 재능이 없었기에 사진작가라는 꿈을 접게 되었다. 그 이후로 직업을 꿈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이후 20살 때 배우고 싶은 공부가 없었기에 대학을 가지 않았고, 약 1년 동안 광고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짧은 사회생활이었지만 그 결과 전문적인 직업이 아니라면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직업 중에 결혼과 출산 후 경력 단절 없이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결론이 이르렀다. 어릴 때부터 일찍 결혼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고민 중에 주위를 둘러보니 결혼과 출산을 겪었음에도 지금까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치과위생사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이모를 보게 됐다. 충치가 생겼을 때 이모가 근무 중인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을 때면 유니폼을 입고 프로페셔널하게 일하는 이모가 멋있어 보였던 게 문득 생각이 났다. 치과는 30년 전과 달리 교정, 임플란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지만, 진료의 기본 토대는 바뀌지 않았다는 점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사무실에 8시간씩 가만히 앉아서 일하는 걸 힘들어하던 나에겐 꽤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병원은 출퇴근 시간이 잘 지켜진다는 점이 워라밸을 중시했던 나에겐 딱 적당한 직업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