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종사자로서 가장 핫한 현안은 대부분 옆나라인 일본과 관련된 것들인데 솔직히 본인은 일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일본어도 고등학교때 제2외국어로 한게 다이며(이마저도 전부 까먹음), 방학때마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를 여행하긴 했지만 주로 먹부림만 하다온게 다며, 일본인 친구가 한둘 있지만, 그들의 혼네까지 파악한 적은 없는 것 같다.
회사 도서관을 뒤적이다가, 일본인 기자 출신으로 현재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일본인이 바라본 일본에 대해 가볍게 쓴 책이 있다 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본인도 도쿄가 아니라 오사카 출신인 만큼, 본인이 바라보는 일본이 100프로 정확하지는 않을 거라고 가정한다. 대부분의 내용은 외교분야와는 관련 없는, 47개 도도현부로 이루어진 일본은 생각보다 지방색채가 강하다, 일본카레, 일본 장수의 이유는 목욕과 차(茶) 등 일상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일본은 천황의 나라"라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2012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후 한일관계가 냉랭해진 이유는 독도 방문 자체가 아니라 헤이세이 천황에게 사과를 요구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한다. 사실 천황이라는 존재는 상징적 존재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본 국민들이 그렇게까지 스페셜한 존재로 여길 줄은 몰랐다. 만약 우리가 이명박 대통령 독도 방문을 좀 더 세심하게, 독도는 방문하더라도 천황에게 사과를 요구하지 않았더라면 어느정도 damage control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저자는 일본 언론이 한국 정치에 대해 반일 또는 친일 프레임에 갇혀서 보도하는 것이 아쉽다는 지적을 한 바 있는데 이는 본인도 무척 공감하는 바이다. 결코 과거를 잊어서도, 과거가 잊혀져서도 안되겠지만 양국간 인적 교류가 천만명이 넘는 시대에, 그리고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일본이 더욱더 합심하지 않으면 안될텐데 말이다.
일본에서 손님은 왕이 아니라 신이라는 저자의 관찰과, 일본에서는 확실히 가해의 역사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라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점도 재밌는 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