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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삭, 속았소

by Curapoet 임대식

소리없이 흔들리던 아우성은

가라앉고

우린 더 이상 단단하게

딛을 땅이 없어지고 있음을

알았다

스펀지처럼 숭숭 구멍이 뚫려버린

지하의 땅이

더 이상 우리를 얼마나

견뎌줄 수 있을지

땅이 없는 삶이 얼마나

위태롭고 가혹한지

우리는 모른다

막막한 들판을 뛰고 또 뛰면서

찾았던 우리의 땅이

다시 흔들리고

욕망과 권력으로 무너지고

그 욕망과 권력에는

우리가 없음으로

땅은 다시 무너질 것이다

단 한발자욱이라도

편안하게 딛고 걸을 수 있는

이 땅을 찾는 것이 그렇게

힘들것인가

그 땅을 찾기 위해

절실하게 들여다 보고

고통스럽지만 한발짝 더 내딛고

아쉬워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던

당신

너무 수고 많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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