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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국수탕

by Curapoet 임대식

그날,

눈이 어줍잖게 내리던 날

누군가 나에게

어묵을 보냈다

형형색색의 어묵들은

저 깊은 바다 속 산호처럼

나의 모든 기억들과

이어졌다


아무 생각없이

어묵을 국수처럼 가늘게

채를 썰어

예전에 그와 함께 마시고 먹었었던

장칼국수처럼 끓였다


잊혀지지 않는 것은

그것대로

잊은 것은 잊혀진 대로

한 숟갈 후루룩 마셨다


여전하다


따뜻한 아랫목에

등을 누이며

한 없이 지금을 느끼듯이

삶은 나에게

어묵탕 한 숟갈 정도는

허락하고 있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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