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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준 Dec 31. 2023

나에게 기회를 줬던 2023년

2023 연말 회고 

1월

4학년 2학기 졸업하자마자 다음 날부터 마케팅 부트캠프 열심히 했던 것 같다. 22년 말에 시작을 해서 1월 1일에 열심히 달리는 중이었다. 부트캠프 처음에 지원할 때 경쟁자 많아서 떨어질까 걱정했었는데 듣기론 13대 1 경쟁률이었다는데 암튼 합격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듣고 있었음

2월

여전히 부트캠프 진행 중 이제 거의 교육은 다 끝나가고 인턴십을 하러 갔었다. 진짜 12 ~ 2월 거의 집에 박혀서 일생각 밖에 안 했었다. 원래도 보통 그랬지만 그만큼 재밌기도 했다. 인턴십 갈 때 회사라는 곳은 첨이라 나름 긴장되기도 했다.

3월 

인턴십 기간 1달 인턴십인데 기업 측에서 1주를 인도출장을 가셔서 3주 동안 뭘 해야 했던 역삼동 출근하는 게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나름 괜찮았다. 커리어 적으로 마음이 갈팡질팡 하던 시기 나는 그로스가 좋고 광고나 표면적인 성과만 담당하는(이땐 이렇게 생각했었다.) 마케터는 왠지 또 하기가 싫은 ㅎㅎ; 근데 그로스 해커라는 직무는 한국에선 뽑지 않고 있었다. 있는데 내가 못 보는 걸 수도 있고 아직은 내 내이가 갈팡질팡을 해도 된다고 생각했어서 그랬다

4월

오래 다니던 알바를 그만두고 다른 알바로 옮기고 매일 6~7시에 기상하던 시간을 8~9시로 바꿨다. 

대학생이 끝나자마자 부트캠프 인턴십까지 해서 달리고 중간에 여자친구랑 이별도 하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번아웃에 가까운 상태였던 것 같다. 8~9시에 일어나니까 정말 행복했다. 대학생 때도 늘 6시에 일어나서 12시 이렇게 잤었으니까 그래도 늘 운동도 가고 몸은 전혀 좋아지는 거 같지 않지만 ㅋㅋ; 그래도 책은 달에 2권을 읽던 시기였던 것 같다. 푹 자니 몸도 운동 퍼포먼스도 좋아지는 걸 느끼고 운동에 집중하던 4월이었던 것 같다.

5월 

아직도 커리어는 뭐로 해야 할지 모르겠고 

나는 그로스가 하고 싶고

그로스 해커가 되고 싶지만 그런 곳은 없고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나마 그것만큼 하고 싶은 게 PO였어서 PO를 목표로 해볼까 생각하다가

서비스 기획 강의 듣던 거 마무리로 다 듣고 요즘은 기획자나 마케터나 SQL 필요하다길래 5월은 SQL에 집중하면서 보내기로 결정


증거사진

5월 노력의 흔적

사실 이때부터 올해 연말엔 연말회고를 쓰겠지 해서 써놓은 것 같기도 하다

지금 보니 그래도 열심히는 한 것 같다 알바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중간중간 안 적은 것도 많은 것 같다 하루에 최소 5시간 이상은 하자는 마음이 있었어서 무조건 5시간은 넘겼었다.

6월

PO 비슷한 직무로 지원을 해서 몇 번 떨어지고 이력서를 스스로 보니 솔직히 지금까지 해온 거랑 PO랑 전혀 상관없어 보이긴 했다. 그래서 PO는 과감히 포기는 아직 아니고 PO로 되고 싶은데 뭘 쌓아야 할지 모르겠어서 인턴 정도 기회를 줄라나? 싶어서 PO인턴 공고를 보고 지원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때쯤 기업에선 뭘 가장 중요시할까? 이런 궁금증이 생겼고 광고운영담당자 포지션이 오픈 돼 있길래 그냥 이력서 하나 넣어봤는데 합격해서 면접을 한번 보러 갔었다.

당연히 광탈 

지금 와 생각해 보면 나한테 정말 관대하게 기회를 줬었는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붙기 싫어서 발악하는 수준이었다. 1분 자기소개도 준비 안 해갔었음(근데 기업에 대해선 정말 철저히 조사하고 넓은 범위에서 공부했는데 그런 질문은 하지 않았다) 아직 마음이 커리어 방향성을 못 잡아서 ㅋㅋ; 업계에선 누구나 가고 싶어 할 만한 기업인데 나랑은 인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리고 6월 말부터 오랜만에 친구랑 연락이 닿아서 쇼핑몰 하고 있다길래 마케팅할 사람 안필요하냐 물어봐서 슬슬 합류하려고 GA랑 여러 개 세팅 중이었음 

7월

PO인턴 넣어봤는데 전부 서류 광탈

많은 기업에서 서탈을 준거면 아직 나는 그 역량에 못 미치나 보다 싶어서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마케터로 취업하기로 마음을 바꿈 어차피 나중에 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니까 마케터 -> PO가 된 사람이 돼야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때 나는 인턴공고도 귀하 단 걸 몰랐었다.ㅋㅋㅋ 아직 마음에 준비가 덜 됐었다.

6월쯤에 토스 이승건 대표님이 연사로 오시는 강연을 하나 들으러 갔는데 본인에게 기회를 주라 해서 PO로 사이드 프로젝트라도 구해보자! 이랬는데 그것조차 잘 안 됐다

다 실패만 ㅎㅎ;


그래서 결국 마케터로 가기로 마음을 굳게 다졌다. -> 솔직히 마케터 취업은 쉬운 줄 알았다.

이때부터 쇼핑몰에 딥다이브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자 생각했던 것 같다.


8월

이때 회고가 깜빡해서 없는데 아마 이때 쇼핑몰을 열심히 도와주는 중이었는데 

이것저것 세팅하고 하는데 친구들이 회사를 다니면서 하던 때라 나는 달리고 싶었는데 아직 달리진 못하던 때였다. 그냥 운동 열심히 하고 알바로 돈 벌고 이러면서 어떻게 쇼핑몰을 키워야 할까 고민하던 시기 

9월

9월 1일 자로 친구들이 다 퇴사하고 쇼핑몰을 본업으로 가겠다 해서 이제 9월부터 달려야겠다 생각했다. 

광고도 내가 온전히 드라이브하고 이런저런 시도들 하면서 META랑 GA는 거의 이때 마스터한 듯

스스로 마케팅 퍼널도 만들어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못 번다는 거 빼곤 그동안 수차례 실패로 떨어져 있던 자기 효능감을 다시 채우는 한 달이었다. 

9월쯤이었나 8월쯤이었나 옮겼던 알바에서 갑자기 가게 팔았다고 갑작스럽게 다른 알바를 구해서 알바를 또 옮겼었다. 이때쯤 좀 쌓여있던 돈도 다 말라가고 해서 살짝 스트레스받는 건 있었는 듯

10월

당분간 구직준비 하지 말고 쇼핑몰 열심히 키워서 빠르게 성장시켜 봐야지 이런 생각하고 있던 때 같다.

시기가 안 좋은 시기였다는 걸 이제야 자각 ㅋㅋ

사실 코로나 이후로 몇 년 됐는데 나만 심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난 알바 운동 공부 or일만 열심히 해서 지금까지도 코로나에 걸려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암튼 이땐 당분간 취업을 생각해두지 않아서 그런지 스트레스는 덜 받았다. 그러면서 쇼핑몰도 천천히 크고 있었다. 구매금액 기준으론 최고 매출 또 갱신하고 그냥 쇼핑몰 하나로 정신없이 지나갔다.

11월

알바 새로 옮긴 곳에서 자기가 빚을 못 갚겠다고 알바들 다 내보내야겠다 해서 또 12월 8일까지만 하고 알바를 옮겨야 했다. 어차피 내가 11월 ~ 12월쯤엔 다시 구직활동을 할꺼였어서 괜찮았다. 근데 이젠 피부에 와닿았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라는 걸 취업만 어려운 게 아니라 정말 모두가 힘든 시기다. 이런 생각한 것 같다. 근데 정말 이젠 알바에서 지겨움을 많이 느꼈다. 나도 이젠 내 능력을 가지고 일하면서 성과를 내서 돈으로 받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알바를 해서 돈을 버는 건 시간당 돈도 적고 장기적으로 나한테 도움이 되는지도 잘 모르겠고 주변에 배울 동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제 그만하고 싶어서 공고를 넣어보기로 했다. 

생각해 보니 이전에 마케터 공고를 넣었던 적이 꽤 많았는데 그때 다 서류광탈했었다. 심지어 마케팅 인턴 공고마저도 다 서류광탈했어다.

마케터도 합격이 쉬운 게 아니 구라라는 걸 강하게 느낀 게 11월 기점이었던 것 같다.

진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지 않으면 이도저도 안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2월엔 칼을 뽑자 라는 다짐을 하고

12월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마케팅으론 쌓아온 경험들이 많은데 서류도 붙지 못하는 건 다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력서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 원티드에서 주니어들을 위한 커리어 킥오프 교육만 다 듣고 내년 봄쯤에 취업을 하는 걸로 목표를 바꿨다. 원래는 7월부터인가 이번 달엔 꼭 하기가 계속 있었는데 결국 달성 못하고 계속 미뤄지고 있다. 


교육 듣다 보니 이력서는 광고처럼 만들어야 잘된다는 걸 깨달았다. 썩 기분이 좋진 않지만

자극적일수록 잘 먹힌다.

현실적으로 취업을 해야 하니 30초 안에 시선을 잡을 수 있게 구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쇼핑몰 2024년에 대한 자세한 목표도 다 만들고 개인의 연간 플래너도 만들고 연말회고도 지금 하고 있어서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잘살았나

2023년 하는 일이 잘 됐냐? -> x

2023년 하는 일이 많았나? -> △

2023년 많이 성장했나? -> O

2023년이 행복했나? -> 그래도 O


내 25년 인생에서 내가 스스로가 성인이라고 느낀 시점에서부터 시작해선 올해가 가장 심적으로나 마음적으로 여유롭였다. 근데 뭐 많이 하기도 한 것 같다. 그러면서도 집에서 누워서 있던 시간들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진짜 힘이 들어서 누워있던 적도 있고 스트레스받아서 그냥 누워있던 적도 있고 그런 시간 1분 씨만 줄여서 일을 더하던 공부를 더했었도 좋았을 텐데 라는 후회도 남는다. 


뭐 하는 거 다 잘 안되고 왜 안되는지 왜 잘되는지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상황에서 그냥 계속 가는 중이다. 

그러면서도 올해를 돌아보면 정말 많은 성장은 이룬 것 같다고 느껴진다. 정말 다른 사람이 됐다. 대학생 때라 비교하면 

돈을 버는 직업만 없었을 뿐이지 일도 계속하고는 있고

내 머릿속 지식이나 멘털적 성숙도 레벨이 작년이랑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인 것 같다.

그래서

불안한 이유는 크게 없어야 하는데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나를 받아주는 기업이 있긴 할까?라는 생각도 들고 당연히 어딘가엔 있고 이런 생각이 쓸데없다는 걸 알지만 지금 심적으론 내가 약해져 있는 상태인가 보다 

그래도 

나는 지원할 공고는 있긴 해서 다행이지 다른 직무 준비하시는 부들은 애초에 공고보다 지원자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주니어는 아예 뽑지를 않으니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우신 분들 많을 것 같다.


다른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2023년에 취업이라는 카테고리 말고는 쓸 게 딱히 없다. 뭐 하나 하면 하나만 해야 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런가


뭐 여하튼 너무 쓰기 싫고 귀찮은 이력서랑 포트폴리오도 "내가 이번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라는 마음으로 계속 고치고 다시 쓰고 여러버 전으로 만드는 중인 상황이다.


계속하기 싫은 일 해야 돼서 불쾌하기도 한데 

2023년이 행복했나 돌아보면 그래도 행복했었던 것 같다. 

왜냐면 내가 걷는 여정에 행복이 있기 때문에 

나는 정말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날 안다. 내가 무슨 노력을 했는지

남이 날 믿어주던 아니던 나 스스로는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거면 된 거다 어차피 부는 역량 있는 사람 손에 쥐어지는 가치이고

내가 지금 일하면서 돈을 못 버는 건 아직 역량이 안 돼서 인가보다.

일도 더 열심히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시기가 오겠지 그게 지금은 아닌 거고


어차피 2024년도 다 잘 안될 거지만 그래도 계속 이 길을 가자

이게 행복하니까 넓게 보면 100년에 인생에서 지금 시기는 정말 짧고 아무 일도 아니다.

아 그리고 낙관적인 기대를 걸지 말자 어떤 것에서도 기대하면 불행해지니까

내년도 계속 실패하겠지 근데 하나는 확실히 알 수 있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언젠가 도착은 한다.

2023년 회고 끝


2023년까지의 나는 오늘부로 해고하고

2024년부터 다시 새로운 나를 고용하는 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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