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다 알았다는 섣부른 생각

여는 글 ②

by 효창동요리사

나는 원래 '그저 비트코인에 대해서만' 알고 싶었다.

이때의 알고 싶다는 생각은 "컴퓨터 공학? 컴퓨터 언어? 그런 건 하나도 모르지만 그저 어떻게 이 네트워크가 돌아가는지 문과생도 이해할만한 어떤 지식을 만나고 싶다" 정도의 생각이었다. 왜 비트코인은 '사기'이고 '기만'으로 취급받아야 하는지 또는 아닌지 스스로 판단할 힘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난 그저 '비트코인에 대해서만 알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생각이 바뀐 것'으로 유명해진 인사들

비트코인은 기만이자 사기라고 했던 많은 유명인사들이 있었고, 지금은 그 생각이 변한 것으로 더 유명해진(?) 사람들이 있다.

- ETF출시 후 약 46만 개를 보유한 세계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CEO 래리 핑크

- 두 번째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되어 우리에게 또 다른 이색적인 충격을 가져다줄 도널드 트럼프

-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회사는 약 44만 개, 본인은 5만 개)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CEO 마이클 세일러

- 비트코인은 "튤립보다 더 한 사기"라고 말했지만 그 발언을 "후회한다"라고 한 JP모건의 수장 제이미 다이먼 등


이들은 왜 입장을 바꾼 걸까? 똑같은 생각이나 입장을 바꿀 필요가 생긴 걸까?

비트코인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도구가 되어줄 것 같아서?


그들이 바꾼 건 '입장'일까 '진짜 생각'일까.

서로 다른 속내가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그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예전보다 많이 알게 된 것은 확실하다.


알면 알수록 일목요연하게 비트코인에 대해서만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인지 알게 되었다.

알고 싶다는 생각에 몇 가지 책과 자료에 도전했고, 보았다고 하여 어디 가서 내가 비트코인에 대해 안다고 얘기할 수 없음을 확신했다.

그저 비트코인이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게 되어버린 가장 작은 단위의 경제적 존재일 뿐, 그 질서와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를 해나가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비트코인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는 여러 사람의 주장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캐면 캘수록 화폐, 경제 전반, 철학, 기술 등 수많은 주제들이 날 원점으로 되돌리며 괴롭혔다.

난 그저 비트코인을 알고 싶었지만 책, 콘텐츠에서 '효과적으로 그것만 확인'하려 할수록 화폐의 역사, 지정학적 질서, 금의 속성, 금융 지식 등 다른 카테고리가 날 덮쳐서 나아가기 힘들었다.


"비트코인을 알고 싶다면 이 지점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걸"

"비트코인을 알고 싶다면 이 경로로 가는 게 좋을걸"

"이 개념도 모르고 그 책을 읽고 있다고? 기초부터 알고 오는 게 좋을걸?"

"안다는 정의부터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걸"


빨리 가겠다고 앞서 가봤자 결국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누군가 속삭이는 것 같았다.


살짝 먼저 배우며 그걸 나누고, 함께 천천히 나아간다는 생각

아내에게 비트코인을 쉽게 알려주겠다며 연 이 공간에 앞으로 채워나갈 것을 생각하니 과연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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