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더 나은 화폐를 찾아서(1)

화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속성들

by 효창동요리사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재구성된 대화입니다.


달러는 무조건 더 나은 화폐인가?

아내 : 아무튼 결과적으로 수익이 난 아르헨티나 페소보다 달러가, 달러보다 비트코인이 좋은 화폐? 아니면 잠깐 좋았던 화폐?라는 거야~?


나 : 아니 아니~ 그런 결론이 이렇게 빨리 날 수도 없고, 일어난 결과만 가지고 얘기한 거라 ㅎㅎ

짧은 구간만 보면 비트코인도 -90% 넘게 가격이 폭락하기도 했으니까. 뭐 변동성이 크면 무조건 좋은 화폐인지 나쁜 화폐인지 아니면 좋든 나쁘든 화폐라고 할 수 있는지 그건 천천히 살펴보자. 페소는 가치저장 수단으로 쓰기에 나빴을 시기였다는 것뿐이지 페소도 역시 전혀 교환의 수단으로 쓸 수 없는 건 아니니까.


아르헨티나 페소나 달러나 종이로 된 화폐라서 화폐의 속성은 비슷한 면이 많잖아. 넓게 보면 지갑에 넣을 수 있는 형태고, 적당히 금액권으로 분할되어 있고 뭐... 희소성, 위상? 같은 의미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내 : 그럼 페소와 달러의 차이는 비슷한데, 하나는 기축통화이고 하나는 그렇지 않은 돈이라는 거?

그럼 똑같이 지갑에 넣을 수 있는 돈이나 이왕이면 여러 면에서 인기 많은 달러로 저장하는 게 대체적으로 좋다? 그런데 달러가 요즘에야 1400원이 넘지만, 예전엔 1000원인 시절도 있었는데.


나 : 음 일반적으로 달러라는 기축통화가 변동성이나 자산의 유지 측면에서 안정적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단순히 가격, 교환가치로서의 가치등락보다 화폐에 어떤 속성이 있는지까지 얘기해 봐야. 달러, 다른 화폐, 그리고 비트코인까지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아.


화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다섯 가지 속성

이번에 여보랑 하고 싶은 얘기는 화폐의 다섯 가지 속성에 대해서야.


1. 희소성 : 생산이 어렵고 공급이 한정적이거나 제한적인 것.

2. 분할성 : 균일하고 원하는 만큼 분할이 가능한 것.

3. 이동성 : 공간과 시간을 초월하거나 쉽게 이동 가능한 것.

4. 내구성 : 시간이 지나도 변질되지 않는 것.

5. 인식성 : 사람들이 가치를 모두 인정하는 것.

※출처 : '06 비트코인은 화폐다' 파트 원문 그대로 옮김, [리얼머니 더 비트코인], 이장우, 허들링북스, 2024.


나중에 비트코인의 역사, 채굴과정, 특성에 대해 얼추라도(?) 이해하고, 거래해 보고, 개인지갑에 보관해 보았다면, 비트코인이 위 1~5의 속성에서 얼마나 좋은 포지션에 있는지 알게 될 거 같아.

지금 1~5를 보고 판단해 보고, 나중에 이 긴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다시 1~5의 속성에서 비트코인을 생각해 보면 큰 차이가 있을 거야. 우선은 희소성부터 짚어보자!


첫 번째, 희소성에 대해서

1. 희소성

나 : 우선 현실의 동전, 종이지폐는 희소성이 높다고 생각해?

아내 : 어떤 점에서의 희소성이야? 단순히 시중 통화량이 적은 지 많은지?


나 : 맞아. 이미 시중에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많이 유통시키거나 다시 수거할 계획이 있는지 그런 것도 역시 중요하지! 통화정책에 따라 돈이 흔해져서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고, 구하거나 빌리기 어려워 비싸질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보다 본질적인 면에서 "정말 희소한 것인가? 구하기도 어려운가?" 같은 문제야. 예전에는 돌이나 조개껍데기가 화폐로 쓰였잖아. 예쁘고 특이하고 나름 귀하게 가공한 것들도 있었겠지만, 지금 돌이나 조개껍데기를 화폐로 쓴다고 하면 누가 인정해 주겠어?


옛날에는 아주 작은 단위의 사회에서 나름 교환가치를 가졌겠지만, 지금은 정보와 지식이 보편적으로 넓게 퍼졌고, 전 세계가 하나의 경제권이니까 돌이나 조개껍데기가 어느 사회나 '교환매개'로 공히 인정받기 어렵지. 물론 엄청 귀한 돌이나 조개껍데기도 얻기 위해 시간, 자원, 노동력, 기술, 운? 같은 것이 필요하니까 엄청 귀한 것도 있겠지. 수집적 가치가 있기도 하겠지만 그건 예외로 해두자! '화폐'라고 말할 정도로 쓰일 수 있는지를 보는 거니까.


희소성은 화폐의 속성 중 가장 본질적인 요소

아무튼 희소성은 화폐의 속성 중에 정말 중요하고 본질적인 부분이야. 자연에서 얻든, 인위적으로 찍어내든 누구나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있다면 가치가 떨어지지. 물가 등락에는 복잡한 요인도 많지만, 일단 돈 자체가 흔해지면 물가가 비싸지는 것처럼 말이야.


아! 또 중요한 것. 위조하기 어려워야 해. 위조하든 복사하든 결과적으로 통제되지 못해서 많아지고, 진짜를 구별하기 어려워지면 가치가 떨어질 거야. 이것도 희소성에 중요한 부분이야. 누구나 화폐를 만들 순 없어야 하니까.


정리하면 희소성은, '상황에 따라 절대적, 상대적인 양의 문제' 그리고 '경쟁적으로 얻는데 필요한 시간, 자원, 노동력, 기술에 대한 문제' 정도로 해두면 될 것 같아.


계속해서 증가하는 법정화폐 = 낮아지는 희소성

마지막으로 그런 면에서 현재 법정화폐의 희소성은 정말 최악일 거야. 왜냐면 법정화폐는 달러를 중심으로 한 기축통화 질서에서 계속 늘어나기만 하거든. 우리는 저축을 계속하는데, 한쪽에서는 계속 화폐를 찍어내거든...


아래 그래프는 M2 지표* 기준 달러량이 얼마나 많이 증가했는지를 보여주는 그래프야. 옛날에 비해 달러 공급량이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 알 수 있어.

스크린샷 2025-01-12 오전 7.08.45.png ©2025 TRADING ECONOMICS - 미국 통화공급량 M2* 기준

*M2 : 시중 통화량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는 경제지표로, M0, M1, M2로 표현. M0는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물리적은 현금(화폐, 동전 등), M1은 M0+은행에서 즉시 인출가능한 돈, M2는 즉시 사용할 수는 없지만 1년 미만 단기채권투자금, 저축예금 등 단기간 내 찾을 수 있는 '은행 예금' 성격의 돈. 단 주식 계좌 투자금은 '금융 예금'으로 포함되지 않음


계속해서 오르는 S&P500 지수

아래 그래프는 1970년부터 2024년 11월까지 M2의 변화와 S&P500 지수를 비교한 자료야. 통화량이 많아지니 그 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자산의 가치도 오르는 게 보이지? 단기 등락은 있지만 세상에 돈이 많아지면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되는지 큰 흐름이 보일 거야. 꾸준히 저축을 해봤자 미국의 좋은 주식이나 관련 상품을 골라서 장기 투자했을 때 오는 이득이 더 클 수밖에 없는 배경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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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 그럼 비트코인이 나오고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른 것도 시중 통화량이 많아지니 미국 S&P500처럼 그 가치를 흡수했다는 얘기야?


비트코인 가격의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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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최소 비트코인이 나오고 보여준 현상으로 보면 맞아. 결과적으로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과거보다 통화량은 더욱 급증했고, 비트코인은 2009년에 나왔는데 변동성은 컸지만 장기추세로 보면 계속 우상향 했어. 아 그리고 일단은 M2, 달러 그리고 비트코인과 더 깊이 비교하면, 원래 하던 화폐 이야기를 하기 어려우니까!


나머지 화폐의 속성인 분할성, 이동성, 내구성, 인식성에 대해서 더 얘기해 보고 그 이후 비트코인이 이 다섯 가지 속성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얘기해 보자. 뭐 주식이란 형태도 화폐의 속성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생각해 봐도 좋고!

비트코인이 어떻게 화폐의 속성에 적절히 부합하는지까지, 이 대화에서 다 알려면 너무 복잡해지니까.. 잠깐 멀~리 가봤다가, 잠깐 뒤로 돌아왔다가~ 그래야 할 것 같아! 그게 더 이해하기도 쉬울 거야!


#오늘의 대화 요약

1. 화폐는 귀해서 구하기 어려운 것이어야 한다. (=구하는데 시간, 노동, 자본, 기술, 운 등 노력이 필요하다)

2. 세상에 가장 가치 있는(?) 통화가 증가하면, 그 통화로 구매할 수 있는 자산들의 가격도 증가했다.

3. 다음 포스팅에서 나머지 화폐의 속성에 대해 공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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