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득이하게 회사에서 3개월 출장을 가게 될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어쩔 수 없이 임보인을 구해야 하는데 몸이 약한 코코는 누가 돌봐주려고 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고양이들을 생각해 비용이 좀 더 나가더라도 좁은 칸에 갇혀 지내면서 스트레스받는 걸 원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같은 회사 다니는 지인으로부터 자기가 3개월간 돌봐주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집도 그리 멀지 않고, 고양이를 돌본 경력이 있고, 같은 회사 사람이라 가장 믿을 수 있겠다 싶어 결국 직장 동료에게 맡기기로 하였습니다.
출장 전 짐을 싸면서 고양이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임보인에게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음식을 대접하고, 고양이 사료, 모래, 화장실, 스크래쳐, 각종 간식 등을 차에 실었습니다. 코코와 브라우니는 나와 헤어지기 싫어서 “야옹~” 큰 소리로 울었고, 나는 차 안에서 그 둘을 달랬습니다. 임보인의 집에 도착하여 각종 물품을 간단히 세팅을 하고 고양이 이동장 문을 열었습니다. 고양이들을 우리가 한눈을 파는 사이 순식간에 나와서 어디론가 숨어있었습니다. 역시나 좁은 구석에 어떻게 두 마리가 들어가는데 고양이의 액체설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눈물의 작별 인사를 하고 며칠 후 해외로 떠났습니다.
해외에 있는 3개월 동안 임보인은 착실하게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서 보내주었고, 코코 브라우니는 사진으로만 봐도 체격이 더 불어났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3개월 후 귀국을 했고, 고양이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3개월이란 시간 동안 나를 잊지 않았을까? 나를 알아볼까? 이런 고민과 함께 설렘을 느끼며 만남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처음에 그들은 어색해했지만 잠시 후 나를 알아보았습니다. 코코야, 브라우니야.. 3개월간의 만남은 감동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임보인은 나머지 물품은 차에 다 못 실어서 나중에 갖다준다 하고 한 달 후 동생과 함께 다시 스크래쳐를 가지고 방문했습니다. 물론 귀여운 고양이들과 이미 정이 든 상태라 고양이들도 보고 싶었을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손님들에게 음료수를 건네면서 고양이들을 불렀습니다. 브라우니는 구석에 숨어 있었고, 코코는 임보인과 그의 동생을 외면한 채 내게 다가와 열심히 부비부비를 하고, 꼬리를 흔들며 누워서 배를 드러내며 폭풍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헉~ 정말 대단하다. 나는 속으로 매우 감탄을 하였습니다.
임보인은 “코코야, 이리와~~” 불렀지만, 코코는 쳐다도 보지 않은 채 내게만 붙어 있었습니다. 코코가 원래 사회성이 좋긴 하지만 이 정도로 폭풍 애교를 부린 적이 거의 없었는데 코코의 애교를 본 임보인의 동생은 한마디 했습니다.
“우리 집에 있을 때는 비빌 곳이 없으니까 우리한테 비비고, 주인있다고 좋아서 주인한테 붙어 있는 것 봐….” 라는 말과 함께 질투와 부러움이 섞인 따가운 시선을 감당하면서 속으로 행복을 느꼈습니다.
“코코야, 어떻게 이럴 수 있니? 서운하다.” 임보인은 서럽게 말했지만, 코코는 여전히 내게만 붙어 있었습니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코코의 폭풍 애교에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물론 나와 3개월간 헤어져 있을 때는 영악한 고양이들이 임보인들에게 부비부비를 했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들은 코코의 폭풍 애교만 감상한 채 쉬다가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나는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잘 가라고 배웅을 해주었습니다.
나는 그들이 떠나고 코코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코코야, 네가 나보다 사회생활을 더 잘하는 것 같다. 알지?”
“야옹~~” (응, 알고 있어~)
“...”
사회생활을 너무 잘 하는 코코를 보면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