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렌딩의 도시, 군산에 취하다
군산은 본래 하나의 육지가 아니다.
바다 위에 흩어진 63개의 섬들이 군락을 이루어
각각의 섬들이 고유의 결을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무리로 빛을 내고 있다.
역사의 파도에 밀려온 군산 사람들처럼
하나가 아닌 듯, 하나인 곳. 군산
간척으로 바다가 길이 되고
섬이 도시가 되었다.
그 땅 위로 시간과 문화가 켜켜이 쌓이고,
절묘하게 블렌딩된 군산만의 맛과 향이
서서히 깊어지기 시작했다.
커피처럼, 와인처럼,
때로는 오래된 향수처럼….
머금을수록 진한 여운을 남기는 도시,
그곳이 바로 군산이다.
과거의 흔적 위에 오늘이 흐르고,
개항의 기억을 품은 바다 곁에서
서로 다른 삶들이 만나
엮어온 결들이 도시의 이야기가 된다.
역사와 현재, 사람과 문화가
겹치고, 어우러지고, 스며든다.
나는 그 도시를 걷고, 보고, 먹으며
마침내 취해가기 시작했다.
이 글은 군산이라는 도시를 천천히 음미한 기록이다.
머금을수록,
당신의 감각을 깨우는 도시.
지금, 군산에 취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