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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관광섬의 탄생, 섬을 잇는 길

제1부 군산은 왜 섬의 도시인가

by 규아

섬과 섬이 길로 이어졌다. 그리고 또다시 이어진다.

그 길 위에 사람이 오가고, 바람이 스치고, 기억이 지난다.
섬은 그렇게, 조금씩 다르게 숨쉬기 시작한다.


군산은 다시 섬을 잇는다
이번엔 말도, 명도, 방축도다.
잊혔던 이름들이 하나둘 입에 오르기 시작했다.
아직 손때 덜 묻은 풍경, 파도소리가 울려 퍼지는 섬.
그곳에, 이제는 'K-관광섬'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섬을 잇는 트레킹 연육교


세계적 K-컬처의 흐름을 따라

K-관광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태어났다

군산의 섬은 그 가능성을 품은 채

말도–보농도–명도–광대도–방축도를 잇는
총 14km의 해상트레킹코스로 다시 태어난다.


2026년까지 이곳에는 트레킹 캠핑장과 쉼터,
섬마을 주민학교와 소리꾼 양성 프로그램까지,
이곳은 삶의 터전에서 세계적인 명소로 변모한다.


연결되는 섬들 가운데 가장 깊은 중심엔 명도가 있다.

‘달과 해가 합쳐진 듯 맑은 물빛’에서 유래한 이름.

해풍을 견디며 자라난 수십 종의 약초가

능선을 따라 고요히 몸을 뻗는다.
그래서 이 섬은 '약산(藥山)'이라고 불린다.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방패, 방축도


그 너머로 이어진 방축도는 이름처럼
바다의 바람을 막아주는 방패다.
기묘한 바위들, 얕은 수심의 물길,

출렁다리 너머로 들려오는 낚시꾼들의 고요한 숨소리가 풍경에 스며있다.

그리고, 독립문바위와 책바위가 이 섬의 시간을 속삭인다.


섬의 시작은 말도다.
고군산군도 맨 끝자락, 등대가 가장 먼저 불을 밝히는 곳.
말도 등대는 100년 넘게 서해를 지키고 있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천년송과
수만 마리의 갈매기가 군무를 펼치는 하늘,
섬의 끝인 말도는 오히려 시작처럼 서 있는 섬이다.


섬과 섬을 잇는다는 건

말도 등대

단지 다리를 놓는 일이 아니다.
관광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길을 여는 일은
때로 섬이 간직한 고요와 결을 흔드는 일이기도 하다.


사람이 찾아야 섬이 살아남고,
사람이 지나야 지켜지는 풍경도 있다.

하지만 자꾸 묻게 된다.


이 섬들이 잇는 건 정말 ‘길’일까.
아니면 우리가 섬과 섬 사이에서
놓치고 마는 기억의 틈은 아닐까.


섬을 도시로 들어오고,

도시는 다시 바다로 나아간다.
군산은 지금, 섬을 통해 자신을 다시 말하고 있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결을 지키며 블렌딩 되어 가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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