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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여행자 Feb 06. 2018

직장인의 내 책쓰기

글쓰기를 가로막는 3無 현상

많은 분들이 제게 물어보곤 하세요. “회사 다니면서 어떻게 책을 3권이나 썼어?”라고요. <바이시클 다이어리> <서른살, 회사를 말하다> <홍보인의 사(社)생활>이라는 책을 썼거든요. 그래서 성심껏 방법을 알려 드리면, 돌아오는 대답이 거의 비슷합니다. “아, 나도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 꼭 쓰고 싶은데…. 바빠서 도무지 쓸 시간이 없네. 쓸 만한 것도 없고, 또 재능도 없고!” 대부분 이런 비슷한 반응을 보이셔서, 이걸 내 책 쓰기를 가로 막는 ‘3무(無) 현상’이라고 제 나름대로 정리까지 해 뒀습니다. 


흠, 일단 책을 쓰면 뭐가 좋을지 먼저 이야기해 볼게요. 일단 운이 좋으면 유명해질 수 있겠죠, 인세를 받아 부수입을 얻을 수도 있고. 하지만 제 경험에는 책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내 삶을 돌아보고, 글로 기록한다는 게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책을 쓰면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더 많이 배우게 되고, 산만했던 일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또 직장인으로서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딸 수도 있어요. 잘하면 일종의 퍼스널 브랜딩이 가능하죠. 이제 책을 한 번 써 보고 싶어지셨나요?


그러면 다시 3무 현상으로 돌아가 볼게요. 첫째, 책 쓸 시간이 없다는 분에게는 “퇴근 후 마시는 술 한 잔 하는 시간만 줄이면 충분해요”라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사실 시간이 없다기보다 엄두가 안 나거나,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아직 적은 상황입니다. 물론 직장인은 분단위로 쪼개진 삶을 살기 때문에 다들 바쁘죠. 그럴 땐 퇴근길에 글감을 모으고, 주말에 그걸 모아쓰는 시간활용이 필요합니다. 필요하면 연차를 내는 것도 좋습니다. 한 달 만에 완성, 나만 따라 하면 금방 써, 뭐 이런 족집게 강의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둘째, 쓸 내용이 없다는 말에는 이렇게 대답해 드립니다. “왜 쓸 게 없어요, 십년 넘게 회사 생활을 하셨는데요. 다 뻔하다고요? 에이, 안 그래요. 같은 경험을 했어도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무슨 인사이트를 얻었느냐가 다 달라요. 그걸 잘 쓰면 분명 좋은 글이 되고요, 그런 글을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하면 책이 됩니다.”


셋째, 재능이 없다는 분에겐 유시민 작가의 이 말을 인용해 드리고 싶습니다. “시, 소설, 희곡, 드라마와 같은 문학적 글쓰기에는 분명 재능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 삶을 이야기하고, 지식을 알기 쉽게 정리하는 글쓰기는 훈련하면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앞으로 3무 현상은 생각 속에서 지워내시면 좋겠습니다. 아, 누구나 책을 쓸 수 있는 거냐고요? 네, 누구나요. 하지만 아무나 책을 쓸 수는 없어요. 하루에 한 줄이라도 꾸준히 써내려가는 직장인만 내 책을 쓸 수 있으니까요. 더 늦기 전에, 오늘부터 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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