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 사랑하는 나의 엄마에게
인사 4 저보고 위선자래요
엄마, 내가 브런치에 사모곡이란 거창한 제목의 글을 쓴다고 남편이 '위선자!'래요. 맞는 말이에요. 엄마가 살아계실 때 엄마 생각을 이리 깊고 넓게 날마다 시시때때로 했다면 이런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겠죠.
이제야 생각하니 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일로 날마다 드론처럼 이리저리 이런 일 저런 일로 바쁘게 살았어요. 머리 손질할 시간도 없이 부스스한 채 말이에요.
어제는 커트를 잘하는 단골 미용실에 가서 느긋하게 머리를 손질했어요. 내친김에 다음 주 토요일도 예약했어요. 롤스트레이트와 염색은 한꺼번에 하면 안 된대요.
미장원 원장님과 엄마 이야길 하다가 또 훌쩍댔어요. 글쎄 원장님이 부모님과 안 만난 지 1년째래요. 원장님, 부모님도 내가 미장원에서 자주 뵌 분이라서 안타까워요. 사랑의 징검다리가 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부모님이 좋았던 것 쭉 써보고 서운한 것 쭉 써보면서 좋은 추억을 되새김하라고 충고했어요. 물론 안 보고 사는 편이 낫은, 부모도 간혹 있으니 함부로 제가 나설 일은 아니라 충고 한마디 하다가 그냥 울었어요. 원장님도 울고요.
엄마가 살아 계신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요. 또 중3 때 엄마를 잃은 남편이 안쓰러워요. 28살에 엄마를 잃은 순이언니도 애달파요. 난 92세의 엄마를 잃어도 이렇게 맘이 쓰라린데 남편과 순이 언니는 사는 내내 얼마나 엄마가 그리울까요?
어린 날, 젊은 날, 또 나처럼 중년에 엄마를 잃고 이 척박한 현실에 휘청이며 사는 모든 자녀들에게 편온한 일상이 되길 감히 빌어봐요.
엄마, 엄마도 그들에게 윤슬처럼 따사로운 햇빛과 달빛이 되어 쓰담쓰담해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