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은 선물 Jun 23. 2024

사모곡, 사랑하는 나의 엄마에게

인사 4 저보고 위선자래요

엄마, 내가 브런치에 사모곡이란 거창한 제목의 글을  쓴다고 남편이 '위선자!'래요.  맞는 말이에요. 엄마가 살아계실 때 엄마 생각을 이리 깊고 넓게 날마다 시시때때로 했다면 이런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겠죠.


이제야 생각하니 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일로 날마다 드론처럼  이리저리 이런 일 저런 일로 바쁘게 살았어요.  머리 손질할 시간도 없이 부스스한 채 말이에요.


어제는 커트를 잘하는 단골 미용실에 가서 느긋하게 머리를 손질했어요. 내친김에 다음 주 토요일도 예약했어요. 롤스트레이트와 염색은 한꺼번에 하면 안 된대요.


 미장원 원장님과 엄마 이야길 하다가 또 훌쩍댔어요. 글쎄 원장님이 부모님과 안 만난 지 1년째래요. 원장님, 부모님도 내가  미장원에서 자주 뵌 분이라서 안타까워요. 사랑의 징검다리가 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부모님이 좋았던 것 쭉 써보고 서운한 것 쭉 써보면서 좋은 추억을 되새김하라고 충고했어요. 물론 안 보고 사는 편이 낫은, 부모도 간혹 있으니 함부로 제가 나설 일은 아니라 충고 한마디 하다가  그냥 울었어요. 원장님도 울고요.


엄마가  살아 계신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요. 또 중3 때 엄마를 잃은 남편이 안쓰러워요. 28살에 엄마를 잃은 순이언니도 애달파요. 난 92세의 엄마를 잃어도 이렇게 맘이 쓰라린데 남편과 순이 언니는 사는 내내 얼마나 엄마가 그리울까요?


어린 날, 젊은 날, 또 나처럼 중년에  엄마를 잃고 이 척박한 현실에 휘청이며 사는  모든 자녀들에게 편온한 일상이 되길 감히 빌어봐요.


엄마, 엄마도 그들에게 윤슬처럼 따사로운 햇빛과 달빛이 되어 쓰담쓰담해 줘요. 






작가의 이전글 사모곡, 사랑하는 나의 엄마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