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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은 선물 Oct 02. 2022

일상이  여행,  여행이 일상

수원화성 5.5km  정조의 효행길 걷기

아이들 초등학교 다닐  때 왔던  수원화성을 15년 만에 왔다.  오늘이 9월 17일인데도 날씨가 너무 더워서 반바지를 입고 출발하지 않은 것이 후회 막급이다. 오후 최고  온도가  32도, 여름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던 것이다.(집에 와서 뉴스 보니 폭염 주위보가 발동된 날이었다.)

자녀들과 함께 역사공부까지 하실 분은  문화관광해설을  들으면서 걸어도 좋을 듯하다. 난 운동 겸 왔으니 수원화성 한 바퀴 도는 것이 목표다. 그런데 자꾸 '치, 루, 장대, 공심 돈대'가 보인다.

할 수 없지 뜻은 알아야지 명색이 선생님 인디!



서이- 서쪽에 있는 두 번째 성벽을 돌출시켜 쌓은 것으로 성벽 가까이 접근하는 적을 감시하고 공격하는 역할을 하는 치성(15곳 치성이 있음)

동일포루-동1포루는 창룡문 남쪽에 있는 치성 위에 군사들이 머물 수 있도록 누각을 지은 시설. 15곳의 치성이 위에 동 1포루, 동2포루, 서포루, 북포루, 동북포루 만들고 적의 동태를 감시함.

서북공심돈-화성 서북쪽에 세운 망루로 주변을 감시하고 공격하는 시설. 공심돈은 속이 빈돈대라는 뜻으로, 우리나라 성곽 중 화성에서만 볼 수 있음.

장대- 팔달산 정상에 자리 잡은 군사 지휘소. 화성에는 두 곳의 장대가 있는데 동장대는 평상시 군사들이 훈련을 하는 장소로 쓰고, 서장대는 군사 훈련 지휘소로 씀.



수원남문시장 상가들로 인해 성곽이 끊어져서 내려와서 시장을 구경하면서 10여분 걸었다. 수원화성 성곽을 보존해서 시장이 형성되었더라면 끊긴 길이 없었을 텐데 아쉽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복원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너무 많은 상가들이 있어서 복원에 들어가는 돈이 천문학적이지 않을까?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지을 때 성곽을 재건했어야 했다."며 남편은 수원화성을 보며 열변을 토했다.

정치인들이 역사유적지 답사를 다녔다면 유적지가 더 보존, 재건되었을까?

내가 가르치는 제자들도 이다음에 정치인이 될 수 있으니 수원화성과 수원 남문시장을 다녀왔으면 좋겠다.

'역사유적지를 잘 보존하면서 시장이 들어섰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수원화성은 연무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야 더 편한 길이다. 시계방향으로 걷는 바람에 엄청난 오르막길로 일주했다.

 "도대체 수원화성은 총길이가 몇 km인 거야?" 남편이 물어보길래 검색해보니

5.5km인데 체감은 10km다. 만보기로 보니 1만 1 천보밖에 안 걸었는데 땀은 줄줄 다리는 뻐근~

그야말로 제대로 오늘 운동했다.

땀이 잘 나는 편이 아닌데 올여름에도 안 난 땀을 줄줄 흘리면서 저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왜?"

"난 끈기 있는 샘이니까"



수원화성 서장대와 남한산성 수어장대와 이름이 비슷하다.  "뭐니? 형제니?"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서장대'는 한눈에 봐도 제일 크고 멋지다. 치, 루, 공심대와는 비교가 안된다.

까치 한 마리가 화성 서장대에서 나를 반겨 주었다.  정자에 앉아 까치를 보며 수원시를 보니 3년 전  지인이 산 팔달 재개발구역도 보였다. 지인은 부자가 되었을까? 궁금하다.



너무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팠다. 성곽 아래  카페와 파스타집이 보여서  grayrock으로 들어갔다. 빵 한 조각을 먹으니 살 것 같았다. 우산 들고 배낭 메고 4시간 을 걸었더니 발가락도 아프려 하고 눈도 감겼다.

파스타(18,000원), 샐러드(18,000원) 싹 다 비웠다. 그래도 배가 고프다. 양이 적은 편이지만 끔하고 맛있었다. 11시 15분경에 걷기 시작했는데 시계를 보니 2시 30분이다.  3시간 30분을 32도의 폭염 속에서 쉬지 않고 왔으니 '시장이 반찬'일지도!

드디어 연무대에서 출발해서 연무대로 수원화성을 한 바퀴 돌아왔다. 정조의 효심이 지극한 이곳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정조대왕 효행길 걷기' 행사를 하는 중이었다. 효도받으려면 꼭 수원화성에  자녀들 데리고 걸어야 하나?

저 멀리 하늘에 우리 부부의 화성 일주를 축하해 주는 대형 풍선이 떠 있었다.

진짜 저희 일주를 축하해주기 위해 띄워준 거죠? 맞죠?


<수원화성 여행 안내>
-연무대 주차장에 주차하고 시계반대방향으로 돌기
-식사 시간 고려해서 3~4시간 전에 출발하기
-물과 간식은 필수
-더운 날 피해서 가기
-야경 구경하기
-연 날려보기
-행궁과 서장대는 꼭 가보기
-정조대왕에 대해 알고 가기
-정약용도 알고 가기(거중기 사용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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