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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은 선물 Sep 09. 2022

10달 10단어

아모르 파티, 카르페 디엠, 모멘토 모리

코로나에 걸렸다가 일주일 만에 학교에 가니 아이들이 담임선생님 없었던 틈 사이로 말도 많아지고 대충하려는 태도가 보여서 지난 주는 힘이 들었다.      

작년에 못 간 생존 수영 신청서를 불참에 표시해온 학생도 6명이나 되었다. 비염이 있다는 **이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불참 사유도 없었다.(옆 반은 100% 가는데 분위기를 탄 것이 분명했다.)     

나도 대학 시절 체육 무용과 교수님이 타이즈를 입으라고 해서 체육복을 입고 무용실에 들어가서 면박을 당했었다. 이해는 한다. 수영복을 입고 서로를 볼 생각에 쑥스러움이 미리 상상되어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아이들의 경험을 포기하는 부끄러움을 넘어서게 하고 싶어서 사흘 동안 설득반 협박반으로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참여하게 만들었다. 부모님들은 설득해 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목쉬게 받아낸 참여 안내장을 쥐고 기뻐해야 하나? 


물이 무서워서 수영강습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수영의 맛을 영영 모를 것 같은 생각에 설득은 했지만 3일간의 강습이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되었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가끔 아이들은 주저하고 도전하지 않으려 할 때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은 용기를 내도록 설득해야 할 때가 있다. 물론 학부모님들 힘 만으론 잘 안되니, 우리 교사들이 나서야 하지만. 어르고 달래고 사정해서 설득을 당한 이 5명의 아이가 수영장을 다녀오고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하다.    

  

급식시간에도 매일 밥을 한두 수저 뜨고 모두 버리는 아이가 있다. 이 아이는 정말 한 수저도 그렇게 맛없게 먹을 수가 없다. 다음 주에 있을 상담일에는 이 이야기도 좀 나눠야겠다. 밥을 잘 안 먹는 아이는 다른 것을 할 때도 집중을 못 하고 딴짓을 잘한다. 손에 무엇이든 들고 그것에 집중하다가 수업시간마다 이름을 부르면 그때야 하는 척을 하지만 한 참 뒤에 보면 또 그대로다.      


아이들에게 삶은 순간의 합이라는 박웅현 님의 말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앙드레 지드가 말한 ‘그대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아라’를 아이들이 ‘지금 하는 일에 몰입하여 하라’는 말을 제대로 내가 가르칠 수 있다면 학생들에게 선생님에서 은사로 기억될 텐데…….     


 오늘 책장에서 꺼낸 박웅현의 『여덟 단어』에서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에는 ‘때로는 오직 순간에만 마음을 쏟아야 한다.’라는 말이 나온다는 말에 책 『지상의 양식』을 주문했다. 책을 읽고 지상의 양식을 아이들에게 줄 수 있다면 책값은 충분히 자기의 몫을 다한 셈일 것이다. 

 나의 인생 책 『생각의 탄생』에서는 13가지의 생각의 도구가 나오지만, 방학을 제외하고 10달 만나는 아이들과 10가지 인생의 단어를 만들어 주고 싶다. 

앞으로 많은 시련과 도전의 인생을 살아갈 아이들이 나와 함께 한 10개의 단어가 씨앗이 되어 춤추듯 행복한 순간을 살아가길 바란다.      

“용기”, “경청” ,“감사”, “우정”, “협동”, “안전”, “끈기”, “실행”, “꿈”,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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