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은 선물 Oct 25. 2022

시간(時間), 울림을 느끼자

슬기로운 선생님 생활


시간(時間):
어떤 시각과 시각의 사이


몇 년 전 대학에서 강의하는 연수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1교시에 교수님이 강의를 너무 잘하셨다.

몰입을 하면서

공감을 하면서

‘방학에 평생교육원에 등록해서 이분 강의를 들을까’ 생각하면서     

교수님 강의를 열심히 들었다.

               

쉬는 시간

교수님은 강의에 몰입되어 강의를 계속하셨다.     

그때부터였다.

강의 내용이 들리지 않았다.

교수님도 싫어졌다.      


그 뒤

나는 쉬는 시간은

꼭 지켜주는 선생님이 되려고

다짐 다짐했다.           

학교는 매일 시간으로 이루어진 원운동을 한다.   

   

월요일,

선생님은 아침 8시 30분, 아이들은 8시 50분에 등교해야 한다.

아침활동 10분을 하고,

1교시는 9시부터 9시 40분까지

10분 쉬고

2교시는 9시 50분부터 10시 30분까지

10분 쉬고

3교시는 10시 40분부터 11시 20분까지

10분 쉬고

4교시는 11시 40분부터 12시 10분까지

점심시간은 12시 10분부터 12시 50분까지

5교시는 12시 50분부터 13시 30분까지

10분 쉬고

6교시는 13시 40분부터 14시 20분까지

청소당번은 10분 더 남아 청소를 한다.      

아이들이 모두 간 교실에서

16시 40분까지 다음 날 가르칠 교재 연구를 하고, 부모님들과 상담을 하고, 동학년 선생님들과 교육과정 협의를 한다.      


그리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똑같은 패턴이다.   

  

오늘은 지난 9월 초에 코로나에 걸려서 일주일 동안 꼼짝 못 할 때 후배가 사다준 책 경희대 김상욱 교수님의 『떨림과 울림』을 읽었다.      


저자의 떨림과 울림의 설명을 읽다 보니 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떨림을 통해 울림을 주는 선생님인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뉴턴의 운동법칙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나는 속도의 변화를 기술한다. ‘0’보다는 크지만 ‘0’이나 다름없는 짧은 시간, 그러니까 무한히 ‘0’에 가까워지지만 ‘0’이 되지는 않는 그런 짧은 시간 간격 말이다. 그런 짧은 시간 동안 변화율을 미분이라 부른다.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힘’이다.

-김상욱, 『울림과 떨림』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힘’이란 ‘선생님’ 또는 ‘친구들’이 아닐까?     

학교에서의 생활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선생님에게는 8시간이고, 학생들에게는 6시간이다. 내가 집에서 잠을 자는 시간을 빼면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30년 선생님을 한다면 10년 동안은 학교에서 24간씩 있었던 셈이 된다(10년의 시간=10 × 24 ×365=87,600시간).          


아이들에게 떨림을 통해 울림을 주는 선생님이 되면 아이들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 멀리서도 “00 샘!”, “우리 00 샘 저기 있다” 소리가 들린다. 그러다가 선생님들이 못 들은 척하면 “000 선생님 있다고!” 외친다.      


그렇다. 우리 선생님은 시간을 잘 지키고 활용하면서 아이들에게 떨림과 울림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떨림과 울림을 주는 시간과 함께하는 선생님>

-아침 8시 50분 교실에 들어서면 활짝 웃으면서 인사를 아이들과 나누기

-수업 시작 1분 전에 수업을 예고하기

-쉬는 시간 5분 전에 예고하기

-쉬는 시간 10분 꼭 지키기

-2차시 연속 수업을 할 경우 미리 학생들과 약속하기(다음 쉬는 시간은 20분이야.)

-1교시 마치고 2교시 교과서를 미리 준비하기

-하루 10분 꾸준히 무언가 도전하기

-대화 도중 끼어들어 수업 시간 낭비하지 않게 하기(오늘 피구 할 수 있어요. 자리 언제 바꿔요. 등)     


선생님,
수업시간도 쉬는 시간도 칼같이 지키면서
 아이들과 신뢰를 쌓고,
울림과 떨림을 나누세요~ 
  

저는 퇴근길에 옆 반 선생님과 학교 주차장까지 걸으면서 하루에 10분 때로는 1시간 이상 일상을 나누면서 떨림과 울림을 반복합니다.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전 그 선생님이 초과근무를 하면 일이 없어도 기다립니다.

떨림과 울림을 기대하면서.                                


                    


작가의 이전글 자동이체(自動移替), 부자가 되는 자동화 시스템 만들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