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스타코비치 교향곡 4번과 마사치오, 그리고 하이팅크
Episode.4
1악장은 절제의 미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악장입니다.
음향은 거칠게 밀려오고, 방향을 잃은 길처럼 비틀리고, 규모는 감당 못 할 만큼 커 보입니다.
그럼에도 하이팅크의 손길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는 소리를 정복하려 하지 않고, 음향이 흘러가는 결을 따라 조용히 시선을 두며,
그 안에서 구조가 아직 남아 있는 부분을 찾아냅니다.
마사치오의 벽화가 모든 선을 하나의 소실점으로 모으는 것과 달리,
이 악장엔 어떤 선도 중심을 향해 가지 않습니다.
하이팅크는 바로 그 부재를 정리된 상태로 들려줍니다.
질서를 되살리려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지역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해석입니다.
Episode.5
2악장은 표면적으로는 가볍습니다.
춤을 닮았지만, 움직임의 안쪽은 텅 비어 있습니다.
그 당시 쇼스타코비치가 세상에 보여줄 수 있었던 표정은 아마도 이런 형태였을 것입니다.
웃음을 띠지만 웃는 사람의 체온은 이미 어디론가 빠져나간 얼굴.
하이팅크는 이 악장에서 장식을 거의 미화하지 않습니다.
익살을 덜어내고, 가벼움의 껍질이 벗겨진 자리에서 드러나는 공허를 조용히 건드릴 뿐입니다.
Episode.6
3악장은 이 교향곡의 가장 깊은 곳입니다.
음악은 한 번 크게 숨을 고르듯 멈춰 서고, 그 뒤를 잇는 고요는 오래된 돌벽의 침묵처럼 느껴집니다.
마사치오의 성삼위일체에서 경험하는 침묵은 질서 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반대로 쇼스타코비치의 침묵은 무너진 질서 뒤에 남은 것입니다.
하지만 두 침묵은 모두 인간이 자기의 무게 앞에 서는 순간을 기록합니다.
하이팅크는 이 마지막 장면을 강렬하게 만들기보다,
음악이 스스로 말할 수 있는 곳에서 멈추도록 두었습니다.
그 절제 덕분에 고요는 더욱 깊어지고,
마사치오의 벽화 앞에서처럼 우리는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2악장 - Moderato Con Moto(보통 빠르기이지만 움직임 있게)
https://www.youtube.com/watch?v=yU3oJYOIKFc&list=PLBJenJIJrq0wqHpIONvWkakG699wLYEu5&index=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