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래틀의 말러, 그리고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피날레 - 사이먼 래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https://www.youtube.com/watch?v=wGWUkD00wI8
Episode.6
래틀은 이 녹음을 통해 우리에게 말합니다.
부활은 고통을 부정하거나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고통과 먼지 낀 일상을 온전히 통과한 자가
마침내 삶을 향해 내지르는 단호한 ‘Yes’라는 것을요.
30대의 젊은 지휘자가 부린 이 기분 좋은 고집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위로를 건넵니다.
비평가들은 이 음반을 두고 "버밍엄이라는 도시가 낳은 가장 위대한 수출품"이라 극찬했지만,
저에게 이 음반은 한 인간이 음악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구원으로 읽힙니다.
우리의 삶 역시 조이스의 소설처럼,
혹은 말러의 교향곡처럼 지루한 반복과 갑작스러운 비명으로 가득 차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래틀이 조율한 이 정밀한 음표들 사이를 걷다 보면 깨닫게 됩니다.
우리 각자의 삶이라는 텍스트 역시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교향곡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Episode.7
오늘 밤, 낡은 음반의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이어폰을 꽂습니다.
마지막 오르간의 울림이 방 안의 공기를 가득 채울 때, 저도 나지막이 읊조려 봅니다.
내일의 나에게, 그리고 당신의 삶에게 건네는 작은 약속인 ‘Yes’라는 그 한마디를 말입니다.
죽음 같은 정적 끝에 다시 시작되는 저 선율처럼,
우리의 삶도 그렇게 매일 아침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