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의 관문이다.
입학식은 우리의 미래를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이다.
코흘리개 학생들이 왼쪽 윗주머니에 손수건을 넣어 닦고, 오른쪽 혹은 왼쪽 옷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운동장에서 모이는 행사, 청소년과 갓 성인이 되어가는 여러 학생들이 운동장 혹은 광장에 모여 높으신 분의 말을 듣거나 안내에 따라 행동하는 통과 의례, 아직도 모르시겠는가?
다시 힌트, 설렘과 기대감 속에 학교라는 큰 사회 집단에서 우리는 최대 4번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자, 이쯤이면 다들 짐작했을 것이다. 정답은 입학식이다.
3월 2일(일부 학교는 3월 1일)에 대부분 치르는 입학식, 휴일이 끼여 3월 3일이나 3월 4일에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삼일절이 지난 다음날에 입학식을 한다. 따라서 우스갯소리로 독립 만세를 부르고, 졸업한 곳을 떠나 상급 학교라는 새로운 곳에서 희망을 얻는다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다들 학창 시절을 겪었다면 그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학교 앞을 거닐 때마다 항상 학창 시절을 그리워하며 입학과 졸업에 대한 추억을 떠올린다.
입학식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절차 중 하나이다. 유치원 졸업생들은 초등학교, 초등학교 졸업생은 중학교, 중학교 졸업생은 고등학교, 고등학교 졸업생은 대학교 혹은 전문대학(일부는 새로운 미래를 위해 대학을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에서 입학식을 치른다. 입학이 무엇인가? 새로운 학문을 배우기 위해 새로운 집단에 들어가는 인생에서 필요한 관문인 것이다.
으레,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의 입학식은 지겨움의 대상이었다. 높으신 분의 훈화 말씀은 예나 지금이나 모든 학생들에게는 지겨움의 대상,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 다 같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지겨움 속에서도 새로운 학교생활을 생각하면 다 잊히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일시적인 순간일 뿐. 운동장에서 절차가 마무리되면 모든 것이 진짜 학생처럼 행동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과 의무로 즐거운 학창 시절을 보내야 한다.
학교에 입학해서 자신이 속하는 반을 배정받고, 담임 선생님이 소개되는 절차. 수많은 입학생들은 기대 반 설렘 반으로 교실에 앉는다. 과연, 나의 담임은 어떤 스타일? 무서울까? 아니면 멋진 스타일? 별의별 생각에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주변에 앉아있는 반 학생들, 곧 친구가 될 새로운 학생들이다. 처음 입학한 순간부터 어색한 모습과 제스처를 취하며 서서히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윽고, 드르륵 문이 열리면 선생님 등장. 호기심 반 놀라움 반으로 학생들은 웅성웅성이다. 조용. 조용히라는 호통 아닌 목소리로 일순간 침묵, 자신의 이름을 칠판에 적으며 학교 생활에 대한 여러 가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학생들은 가나다 혹은 키 순서대로 번호가 배정되어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하나하나 소개하면서 저 친구의 특징은 무엇이고, 말투는 어떠하고 등등 하나하나 정보를 습득한다. 그 후, 잠시 쉬는 시간, 어색하게 대화를 우리는 시작한다. 점차 말문이 트이면서 순식간에 친구가 되고, 그때부터 우리의 학창 시절이 출발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우리가 가져가는 필수 아이템, 바로 교과서이다.
교과서,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매일 봐야 하는 지긋지긋한 아이템. 하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봐야 할 인생 탐독서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을 입학식 때 받는다는 기분은 다들 공감할 것이다. 기대감 말이다. 새로운 책에 새로운 활자에 화려한 색채가 묻어난 향기로운 교과서를 우리는 하나하나 챙긴다. 그렇게 낑낑대며 우리는 그 귀중한 아이템을 갖고 집으로 향한다.
시간이 흘러, 치열한 12년의 공부를 마치고, 유니버시티 혹은 컬리지라는 새로운 사회 집단으로서 가는 곳 바로 대학이다. 필자가 기억하는 대학교 입학식은 큰 광장에 단과대학별로 모여서 행사를 치르고 노래를 부르는 학창 시절 입학식과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그 절차가 마친 뒤, 해당 단과대학 강당에서 우리는 긴 시간 동안 대학 생활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얻는다. 가장 먼저, 수강 신청이라는 고도의 전략과 수업 배정 짜기의 기술이 들어가는 그 어려운 관문.. 당시, 필자가 학교를 다닐 때는 선배가 지정한 과목을 대부분 신청해서 어렵지는 않았다. 지금은 어떠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다음 학기부터는 정말 피 말리는 클릭 싸움과 쉬운 학점 따기에 몰입하기 위한 과목 찾기 등이 지배적이었다.
수강 신청을 마무리하면, 어느 강의실에 가서 자신을 소개한다. 하나하나 자신의 고향은 어디이고, 나의 특징은 무엇이고, 취미 등등 여러 가지 사항을 소개한다. 그 과정에서 12년의 학창 시절과 다른 대학교 입학식을 느끼게 된다. 진정한 사회인으로서의 출발이 여기라는 것이다. 물론, 대학생 때까지는 부모님의 금전적인 도움이 필요하지만, 적어도 돈을 버는 아르바이트 활동을 할 수 있고, 술과 담배라는 기호식도 허용되고, 미팅이나 기타 모임, 동아리 활동 등 집단생활도 가능해지는 것이 대학교 입학식 이후부터이니 얼마나 우리는 대학 생활을 즐기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3년이라는 시간을 날리게 된다. 입학식이 사라진 것이다. 그 악재 속에서 우리는 소외감과 단절감이라는 인간으로서의 가장 사회적 가치를 잃어버렸다. 그러니, 대학교 입학식을 치르지 못한 학생들은 다시 만나서 소통하고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 것이다. 참으로 씁쓸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의 입학식은 학생으로서의 가치를 배우고, 그 가치를 어른이 되기 위한 초석으로 삼으며 학창 시절의 출발을 알린다. 하지만 대학교 입학식은 그 출발에서 어른으로서의 인생 질주를 위한 첫 관문인 것이다. 그러니, 대학 생활의 입학식은 어찌 보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기념행사일 지도 모른다.
이제, 3월 2일 10시쯤이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전국 모든 학교에서 입학식 행사를 치를 것이다. 학생들은 모두 자신의 미래에 빛나는 존재가 되기 위해 위대한 포부와 자신감을 갖고 입학식 행사를 치를 것이다. 모두 설렌 마음으로 행사를 잘 치러서 훗날 우리나라 미래의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