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냉장고에서 발견한 차갑고 뜨거운 양심
'이경규가 간다'라는 코너를 추억하며 양심냉장고를 적어보다.
차가움의 상징. 코미디언 이경규의 상징. 가전제품의 상징.. 이 쯤하면 나오는 단어는 바로 냉장고이다.
냉장고는 음식이 신선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얼음을 보관하거나 김치를 보관하는 등 용도도 다양하다.
그런 차가움과 신선함과 실용성이 있는 냉장고를 왜 우리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
나의 유년 시절. 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너였던 이경규가 간다가 있었다. 현재까지 가장 회자되는 미션은 신호 지키기.. 늦은 밤에 신호를 지키는 사람에게 냉장고를 선물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차량들은 신호를 무시했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새벽이 되었음에도 차량은 쌩쌩 지나갔다. 방송하는 사람들과 시청자들은 애가 탔을 것이다.
그런데 소형차 한 대가 신호를 지켰다. Mc와 게스트 및 스태프들은 놀라움에 그 차량 운전자를 확인했다. 그들은 더더욱 놀라워했다. 그 사람은 장애인이었다.
말 한마디 하기 어려운 장애인 부부가 정지선을 지킨 것이다. 정말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나의 두뇌에 각인이 되어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장애인이 말하기 힘겨워했지만 난 늘 지킨다라고 말했다는 점이다. 늘 지킨다.. 늘 지킨다.. 그분의 말을 들은 우리 모두에게는 부끄러움과 동시에 양심이라는 인간적인 것조차도 없었다는 창피함을 안겨주었다.
아무리 우리가 입으로 신호를 지키자. 좌우를 살피고 길을 건너자 등등 공중도덕을 외치고 시험을 봐서 맞추어도 제대로 실천한 적이 있는가? 그 방송이 끝난 지 20년이 한참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그 기본조차도 지키지 못해 사고가 나는 것을 보면 정말 부끄러울 수가 없다.
그는 냉장고를 선물로 받았고. 동시에 부끄러운 우리를 위한 양심이라는 귀중한 자산도 주었다.
그는 이제 고인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불편한 신체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 정상인을 뛰어넘는 그의 양심을 영원히 생각해야 한다. 양심은 누구에게나 있는 사람만이 가진 보물이자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자산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