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한민국의 몰락
일필휘지로 남겨보는 우리나라 야구의 현실을 적어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년 우리나라 야구 대표팀의 WBC 대회는 조별리그 2승 2패 탈락이라는 성적을 거두었다. 야구팬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우리나라 야구 경기를 보고 엄청난 충격과 함께 우리나라의 야구 수준이 얼마나 퇴보했는 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야구 수준은 확연히 낮아졌다. 아니, 완전히 가라앉았다. 어느 누구도 잘했다. 잘못했다고 왈가왈부할 필요조차도 없는 졸전이었고, 실력이었고, 성적이었고, 결과물이었다. 어느 누구도 이제는 우리나라 야구가 세계 강호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체코와 호주 야구를 인상적으로 본 우리나라 국민들의 안목이 더 넓어진 만큼 우리나라 야구에 대한 관심도는 낮아질 것이 뻔해졌다.
왜? 우리나라가 이렇게 야구가 퇴보한 것일까? 정말 복합적으로 다양하다. 필자는 2번에 걸쳐 WBC 경기 내용을 적었는데, 애당초 우리나라 대표팀 성적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왜냐하면, 실력이 부족하니까... 거짓말이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호주와 일본에 비해 약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야구라는 변수 즉 심리적 그리고 기타 돌발변수라는 여러 복합적 요인에 따른 행운을 바랐던 인간적인 기대감도 있긴 했지만, 그것은 신기루에 불과했다.
모든 것이 실패작이었다. 2013년과 2017년의 실패를 보고도 아직까지 우리나라 야구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아마추어부터 시작해 프로까지 모두 다 거쳐온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 그리고 감독까지 이들은 야구를 그렇게 오래 아니 직업 아니 프로라는 아주 엄청난 돈을 받고 출전했음에도 졸전을 펼쳤다. 실력은 없었다. 아니 실력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의 실력과 역량을 펼쳤다.
우선적으로 감독을 잘못 뽑았다. 이강철 감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대표팀 감독은 완전 거기에 집중하는 다시 말해 전임제를 두었어야 했다.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돈이 없어서? 아니면 학벌과 인맥에 따른 파벌 싸움? 아니면 프로보다 못한 아마추어의 비참함?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있겠지만 감독을 프로 감독이 맡는 것 자체가 이미 잘못되었다. 프로 감독은 엄연히 해당 팀의 리더이기에 거기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야구를 해야 한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이라는 또 다른 짐을 주었다는 것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는 결론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 선발에 있어 대표팀 위주로 꾸릴 수 있는 시스템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전 시즌 프로 우승팀 감독은 절대로 맡아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프로라는 것은 매년 같은 성적을 거두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 감독 선발부터 신중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절대 프로 팀 감독은 절대 안 된다.
선수들의 기량 미달이 확연히 드러났다. 특히, 투수에서 대 실패작이었다.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우리나라에서만 구속이 통했을 뿐, 일본과 호주 전에서는 맥도 못 추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프로야구 경쟁력이 실종된 것이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불문율이다. 타자는 30퍼센트만 성공해도 스타이지만 투수는 무조건 0점이다. 하지만 우리는 최고의 선수라고 자부했지만 그것은 착각이자 오판이었다. 결국, 스피드도 낮고, 제구력도 좋지 않았기에 무너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우리나라 야구팬들이 가장 문제점으로 삼았던 것이 바로 투수였다. 대회가 열리기 직전에도 일부 야구광들은 투수들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쳤다. 언론도 사실 숨겼을 뿐, 속으로는 우리나라 수준이 낮다는 것을 인정했을 것이다. 그 점에서 투수부터 다시 실력을 쌓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감독 문제, 투수 문제가 발생했다면, 다음으로는 조직력 문제이다. 아마 내홍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똘똘 뭉치는 소위 협동과 단결력이 지배적인 풍토였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 선수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그만큼 환경이 변하고, 사람들의 인식도 변했다는 것이다. 사람이 바뀌었는데, 그것을 융합하지 못하면 결국 팀 스포츠는 무너지게 된다. 특히, 야구는 팀 플레이가 절대적이다. 체코와 중국 전을 제외하고는 호주와 일본 전에서 대 실패한 것 중 하나가 융합 문제가 거론될 것이다. 2006년과 2009년 대회에서 대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가 승리를 위해 뭉쳤다는 점이다. 하지만 2013년 대회부터 우리나라 야구 대표팀 선수들의 조직력은 어긋나기 시작했다. 연봉을 많이 받고, FA라는 거대 시장 속에 개인적 영리를 추구하고자 오로지 자신에게만 야구 관리와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팀 플레이가 실종된 것이다. 그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2023년 대회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야구에서는 10에 3 정도만 해당될 뿐 결국 나머지 7에서 성공하지 못했기에 실패한 것이다.
우리나라 전지훈련도 문제가 많았다. 왜, 미국까지 가서 훈련을 했을까? 겨울이라고 따스한 미국 애리조나 혹은 플로리다까지 대표팀 훈련을 한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 대회는 일본에서 열리는데 말이다. 이미 거기서부터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본디, 시차적응에 1시간이면 1일이 걸린다. 일본과 미국을 기준으로 해도 최소 15시간에서 17시간을 잡으면 2주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물론, 우리나라 프로 팀들이 미국에 전지훈련을 많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표팀 선수들이 2주 동안 플레이를 펼치려면 당연히 일본에서 훈련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처음부터 대표팀 선수들을 따로 일본에 소집해 팀훈련을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버스는 지나갔고, 우리는 처참한 결과를 받게 되었다.
야구 인프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미, 우리나라 야구의 경쟁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저하되고 있다. 모든 팬들은 야구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다. 그만큼 국제대회에서 과연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항상 가득했다. 저변 부족과 선수 부족뿐 아니라 선진 야구에 대한 이해력 부족, 타격과 투수에 대한 훈련 부족 등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누적된 문제들이 쌓여 폭발한 것이다. 이 폭발은 아주 심각해졌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로 완전히 무너졌다. 과연 인프라가 부족한 우리나라 야구가 다시 부활하려면 얼마나 고생을 해야 할지 눈앞에 선하다.
2023년 WBC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은 우리나라 야구에 대한 또 다른 거울을 보여줬다. 부족, 부진, 미진, 미달, 격하, 격차 등등 온갖 비판들이 쏟아졌다. 팬들은 비아냥거리고 있으며, 일부 레전드들은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에 대해 엄청난 질타를 쏟아붓고 있다. 그런데, 과연 레전드뿐 아니라 현재 야구 관계자들은 미래의 야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이번에도 부진했으니, 뭐 시간이 약이라 생각하고 지나가면 사라지겠지?라는 생각이 가득하지는 않을까? 2013년에도 그랬고, 2017년에도 그랬고, 아시안게임에 가서 금메달 따면 최고다라고 아직까지 치부하는 그런 마인드는 존재하고 있을까?
필자는 이번 일본 야구에 대해 감탄을 했다. 앞을 내다보고 긴 시간 긴 준비를 통해 경쟁력 있는 선수들로 구성해서 최고의 결과를 보여줬다. 아직 8강과 4강, 결승이 남아있지만 이미 그들은 아시아 최강으로서의 자격을 길게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을 보여줬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일본을 따라잡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 아니 영원히 멀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야구팬으로서의 자격이 없다. 엄연히 우리나라 야구는 퇴보했고, 다시 부활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고통 속의 노력을 각오해야 한다. 부끄럽다고 생각할 여유가 없다. 정말 우리나라가 2006, 2009년의 호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또다시 기초부터 출발해야 한다. 제발, 시간이 약이다라는 마인드를 버리고, 고생해도 끈질기고 장기적으로 야구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