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동안남 Mar 28. 2023

얼룩말 '세로'가 동물원을 탈출한 이유?

얼룩말 '세로'의 탈출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일필휘지로 남기다.

외롭고, 슬퍼하고, 힘겨워하고, 그래서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그는 말도 못 했지만, 마음속의 응어리와 답답함을 풀고 싶었다. 수많은 시도 끝에 갑갑한 울타리에서 벗어나 나갔다. 하지만 그가 본 것은 풀과 물이 아닌, 딱딱한 땅바닥과 이상한 덩어리 같은 물체들, 그리고 자신이 아닌 다른 개체들이 움직이는 모습......


이 정도면 다들 짐작했을 것이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안에 있는 동물원을 탈출해 세상의 모든 것을 보고 싶어 했던 얼룩말 '세로'에 대한 심정을 적어봤다.


'세로'는 우리가 흔히 동물원에서 보는 얼룩말이다. 얼룩말, 영어로는 지브라. 그런데 얼룩말은 아프리카 초원을 뛰어다니며 야생생활에서 누벼야 할 고귀한 동물인데 동물원에 있다? 그렇다, 세로는 얼룩말이자 동시에 동물원이라는 갑갑하고 제한된 구역에서 살아야 하는 동물 중 하나이다.


세로의 아버지와 어머니 다시 말해 어미와 아비 얼룩말은 사망했다고 한다. 우리 인간으로 따지면 조실부모...... 우리 인간도 슬픈데 동물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리고 그것도 초원이 아닌 갑갑한 동물원에서 말이다. 얼마나 힘들고 슬펐을까? 그의 나이는 2살.. 그런데 이를 인간 나이에 비유하면 청소년 시기라고 하니...... 어찌 보면 세로의 탈출 본능은 인간이 세상을 탈출해 새로운 곳으로 향하고 싶은 욕구와 같았을지도 모른다.


그러한 마음의 상처와 동물원이라는 갑갑함 속에 세로는 캥거루와 싸우기까지 하는 분노 아닌 분노까지 왔다고 한다. 그러니, 사육사 및 동물원 측에서는 안타까워했을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결국 세로는 탈출을 했다.


탈출에 성공한 세로.... 그가 바랐던 세상은 앞에서 말했듯이 푸른 초원과 나무와 식물들이 어우러져 자신이 추구하는 아주 멋진 자연 광경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아주 실망했을 것이다. 풀과 나무는커녕 비좁고 이상한 물체들의 향연과 함께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이상한 무리들, 그리고 달려가고 싶은데 어찌어찌 더욱 제한된 공간들.. 그러한 마음에도 탈출을 통해 자신의 답답함을 풀었을지도 모른다. 실망을 했더라도 자신만의 자유를 위해서 말이다.


그가 원했던 자유는 결국, 마취총에 의해 사라졌고, 다시 동물원으로 돌아갔다. 그는 마취총을 맞고, 편안한 마음으로 되돌아가 새로운 아니 원래의 공간으로 갔다. 하지만, 그의 외로움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새로운 얼룩말이 생겼다고 한다. 그렇다. 세로는 외로움에 아주 힘들었을 것이다. 이것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같은 감정... 외로움... 그 외로움이 결국 이런 사건 아닌 사건으로 이어졌고, 그의 답답함을 인간의 생각에 의해 그나마 해결되었다고 하니 다행 아닌 다행일지도 모른다.


세로 이야기는 여기까지 정리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서 수많은 동물은 바다. 산, 강, 초원 등등 여러 곳에서 서식을 한다. 서식을 통해 새끼와 알을 낳고, 이 개체들이 살아가며 생태계를 꾸리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점점 오염이 되고, 살 곳이 사라지자 동물들의 멸종도 많아졌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이러한 방지를 위해서 만들어낸 것이 있으니, 바로 동물원이다.


동물원, 영어로는 주 zoo. 동물들의 멸종을 막고, 번식을 위해 제한된 공간에서 자라는 곳, 그리고 인간들이 동물을 통해 교육을 받고, 마음의 안정도 얻는 곳이다. 그래서 유년 시절을 겪은 사람들은 최소 1번 이상은 동물원에 방문해서 추억하나 쯤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유년 시절, 동물원에 갇혀 이리저리 거니는 수많은 동물들에게 과자를 주거나 말도 걸었고, 짓궂은 장난도 쳤다. 그 당시에는 아무도 그것이 동물에게 해로움을 준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만큼 우리가 무지했고, 동물에 대한 애정이 없었던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 스스로도 동물에 대한 사랑이 너무 없다고 할까?


그 좁은 공간에서 답답함을 느꼈던 동물들은 얼마나 탈출하고 싶었을까? 앞서 세로처럼 말이다. 그들도 엄연히 세상을 나와서 자신이 추구하는 자유를 누리고 싶었을 터인데... 그러나 그 오래 전의 동물들은 모두 사라졌을 것이다. 세월이라는 것을 통해 동물의 보호에 더욱 관심이 커졌을지도 모른다.


세월이 흘러 21세기가 된 현재. 이제는 동물의 중요성과 보존 및 키우는 방법 등에 대한 조심성과 보호 등에 모든 사람이 인지하고 있다. 단순히, 동물원에 갇혀서 동물을 구경하는 것은 단순함에 지나치지 않는다. 교육이 아닌, 좀 더 폭넓게 동물들이 느끼고 있는 답답한 현실마저도 우리가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지 않을까?


동물들이 많이 사라지고,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어찌 보면 동물원은 우리가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아닌 동물 입장에서는 동물원이 아닌 자신들이 살고 싶어 하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을 생각에 괴로움과 외로움에 지쳐있을지도 모른다. 말 없는 그들의 심정.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세로가 탈출해서 동물원에 다시 복귀했을 때, 그 과정을 몰랐던 사람들은 얼룩말 탈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졌다. 그만큼 우리는 동물에 대한 내면적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우리 인간이 소유하고 마음에 간직한 소중한 것이 동물에 의해 파괴되는 것은 아닌 지에 대한 조심성이라는 내면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세로가 외롭고, 괴로워서 탈출했다는 그 점에서 우리 인간은 또 다른 동정심과 위로를 건네주었다는 것은 얼마나 우리 인간이 이중적인 지를 또다시 보여주는 꼴이 되었다.


동물은 언제든지 탈출할 수 있다. 그리고 주변을 부수거나, 피해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을 갖지 말고, 어떻게 해서든 수습을 통해 동물 보호부터 시행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잘 생각해 봐라... 향후 500년, 아니 1000년 이후 새로운 종족이 탄생해 인간이 새로운 동물원에 갇혀 동물들처럼 과자를 먹고, 장난을 받는 역지사지의 꼴이 될지도 모르니까....

이전 16화 서울역에서 8시간 동안 느낀 세상은 뭘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