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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동안남 Jan 23. 2023

3편 : 유년 시절, 디즈니 만화동산의 추억을 떠올리며

일요일 오전, 어린이들의 알람시계가 되어준 만화영화

일요일 아침 오전 7:50분에서 8:50분 사이에 했던 추억의 프로그램. 인트로 음악과 함께 수많은 동물 캐릭터들이 그림으로 나와 페인트로 칠해지고, 그러다가 미녀와 야수, 알라딘으로 끝나는 약 1분 간의 오프닝... 다들 이 정도면 알 것이다.


199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사이에 유년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KBS2 방송에서 나온 '디즈니 만화동산'을 기억할 것이다. 이 만화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수많은 잠꾸러기들을 본능적으로 기상해서 만드는 무시무시한 파워를 자랑했다. 더욱 일찍 일어난 아이들은 바둑프로나 장학퀴즈를 보며 시간이 다가오기를 학수고대했을 것이다.


그렇게 인트로와 오프닝이 끝나고, 우리가 항상 마주하는 광고들.. 운동화, 로봇 장난감, 게임, 교복 등 말 그대로 아이들과 학생들의 아이템 광고들이 중심이었다. 당시, 시청률도 좋아서 광고들도 꽤 수익이 짭짤했다는 말이 있었다. 우리는 광고를 보면서 구매욕이 생겼고, 부잣집 아이들은 구매를, 어떤 집은 그림만 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그만큼 디즈니 만화동산의 광고는 어마어마했다.


긴 광고가 지나면, 2개의 만화가 방송되는데 필자가 기억하는 만화는 다람쥐 구조대 칩과 데일, 경찰 봉커스, 욕심쟁이 오리아저씨, 티몬과 품바, 알라딘 정도이다. 그 밖에도 여러 만화가 나왔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서 아쉽기도 하다.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여러 만화 제목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나의 머리에 각인이 된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이 만화 프로그램을 본 아이들은 디즈니 회사가 만든 만화영화에 매료되어 동물이 의인화되어 말을 하고, 재미있는 줄거리와 탄탄한 구성에 놀랐을 것이다. 그리고 디즈니랜드라는 멋진 관광지도 존재한다는 것도 인식했을 것이다. 그만큼 디즈니 만화동산은 우리에게 꿈과 희망이자 아주 긍정적인 요소를 제공했다.


2편의 만화를 보면서 밥을 먹는 아이들, 또 이불을 덮고 누워서 보는 아이들, 가족과 함께 보는 아이들 등 보는 방식은 다르지만 다들 그 1시간 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모두 같았을 것이다. 재밌는 시간이었으니 자세가 뭐가 중요하리오...


그 만화를 보면서 제일 힘들었던 쪽은 바로 교회였다. 일요일 아침에 방송을 하다 보니 교회 시간과 겹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타협을 해서 시간을 조정하는 교회들도 있다고 들었다. 사실, 일요예배 시간이 뭐가 중요한가? 꼭 그 시간 말고도 다른 시간에도 활용하면 좋았을 텐 데라는 당시의 순수한 불만? 이 있었다. 지금이야 아.. 현실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디즈니 만화동산은 모든 아이들에게 진정한 추억거리로 남아있었다.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고, 미디어의 발달로 케이블 채널이 생기면서 디즈니 만화동산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슬프지만 현실에 맞추다 보니 참 아쉬웠다. 그래서 우리는 성장하면서 머릿속 추억으로 간직하며 세월을 보냈다.


그 후, 유튜브에서 과거 디즈니 만화동산 오프닝이 영상으로 나왔다. 아... 그 영상을 봤는데 인트로와 오프닝, 그리고 광고, 만화 등을 보며 눈물이 났고, 가슴 한편에 찌릿한 감정을 느꼈었다. 다시 갈 수 없는 당시의 모습, 너무도 슬퍼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몰랐다. 그 만화가 도대체 무엇이 대단했다고....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그만큼 가치 있는 프로그램을 볼 여유가 있었을까? 그나마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평화롭게 보고 싶었던 작은 소망이었으니 말이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댓글에는 대부분 울고, 눈물의 이모티콘과 함께 그립다. 아 옛날이여, 참 순수했지라는 메시지가 한가득했다. 그리고 광고를 보며, 추억을 다시 떠오르는 메시지 등 대부분 그리움이 많았다. 역시,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의 어른들은 그때를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디즈니 만화동산을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고, 아침을 먹으며 그 프로그램을 통해 무한한 상상력과 희망을 가졌었다. 그 자그마한 순수함이 아직까지 남아있으니 인간으로서 역할은 제대로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즈니 만화동산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느낀 감정과 추억으로 어려운 현실 속에서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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