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레전드 사극 허준을 우리는 왜 볼까?
보고 또 보고, 매번 봐도 시청자들은 항상 허준을 또 본다.
'홍춘이, 못난 놈, 스승님, 애비야, 서방님'이 3글자로 된 단어, '반위는 낫습니다, 감축드리옵니다'이 7글자로 된 문장, '줄을 서시오' 이 5글자... 1990년대에 방송된 드라마가 아직도 인기가 높다 못해 보고 또 보고 수십 번을 봐도 질리지 않고, 또 보는 기이한 드라마.. 이 정도면 다들 알 것이다. '허준'
허준, 우리가 알고 있는 한의학 책 동의보감을 쓴 위인이다. 그는 조선 중기의 의사로서 선조 시기에서 광해군 시기 사이에 맹활약을 하신 분이다. 이를 토대로 수많은 서적과 각종 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방송으로도 방영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MBC에서는 1999년에 방송된 '허준'이라는 드라마가 아주 열풍을 넘어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라크에서는 이 드라마 시청률이 무려 80퍼센트에 육박했고, 주인공 배우 전광렬 씨가 특별히 초대되어 이라크까지 가는 상황까지 일어났다. (이라크는 여행금지구역이기 때문에 국가 허락을 받아야 갈 수 있는 위험한 곳이다. 그만큼 대단한 드라마였다.) 왜 허준이라는 드라마가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인기가 높을까?
우리가 1999년에 시청한 드라마 허준은 사실이 50이고 허구가 50이다. 우선, 배우 이순재 씨가 맡은 유의태는 가상의 인물이다. 허나, 우리들은 대부분 유의태가 진짜 인물인 줄 알고 있다. 그만큼 임팩트가 컸다는 것이다. 실제로 허준은 천거를 받아서 중앙으로 진출해 의사로서 맹활약을 한다. 그러니 우리가 드라마에서 봤던 고생 생고생과는 먼 상황에서 공직 활동을 한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드라마 허준을 통해 진짜 사실이든 가짜 사실이든 구별 없이 아주 재미있게 시청을 했다. 그 결과 허준 신드롬까지 생겼고, 각종 약재의 효능 정보와 더불어 한의사의 미래성이 아주 높아진 사례를 보여주게 되었다. 당시, MBC 본사에 수십 아니 수만 통의 편지와 전화가 와서 드라마 허준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거리에는 차가 없을 만큼 아주 임팩트가 컸다. 또한, 배우들도 수많은 광고를 찍어 수익 창출도 높아졌다.
드라마 허준에서는 허준이라는 한 인물의 유년 시절부터 노년까지의 상황을 아주 철저하고,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고생과 고생, 하나의 성취와 또 다른 성취, 의료인으로서의 자세와 행동, 공직 생활에서 비치는 각종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등등 과거의 역사임에도 아주 우리의 현실과 딱 맞게 보여주었다. 그러하다 보니 어쩌면 우리는 이 드라마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는 허준이라는 캐릭터에 감탄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배역들도 아주 기가 막혔다. 허준의 스승으로서 의원의 올바른 행동을 깨우치게 한 유의태(이순재 담당), 현모양처로서 아내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허준의 부인(홍충민 담당), 중앙에 진출해 자신의 능력보다 유의태와 허준의 능력을 최고라고 인정해 준 양예수(조경환 담당), 처음에는 허준을 시기했지만 나중에는 웃음을 주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감초 중에 최강의 감초 임오근(임현식 담당)... 등등 엑스트라와 단역부터 주조연까지 담당한 모든 배우들이 추구하는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적절하게 어필이 되어 훌륭한 드라마가 되었다. 그러니 우리들은 감동한 것은 물론이요, 그 드라마를 통해 깨우침을 얻게 된 뭐라 할까? 인생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로 교도소에서도 허준이라는 드라마를 보여줄 정도였다고 하니, 정말 건전한 사극임에는 틀림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드라마 허준이 보여준 것은 연기자들의 훌륭한 연기뿐 아니라 다른 방향에서도 큰 깨달음을 주었다. 초창기 신분제 차별에 따른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은 허준은 도망치듯 고향을 떠나 유의태를 만남으로써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지금으로 치면 훌륭한 멘토를 만난 것이다. 그 만남이 운명을 바꾸게 하고, 미래의 의술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된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닌 허구이기 때문에 드라마로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허준은 비상한 두뇌와 지독한 노력이 더해져서 의원으로서 역할을 깨닫는다. 중간중간 여러 고비도 있었고, 중앙 관직에 진출하면서 올곧은 성격과 강직함 탓에 유도지에게 견제를 받고, 임금에게 신임을 얻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융통성이 없는 답답함도 있지만, 오로지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의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자세를 강하게 취하고 있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던져준 메시지는 내게 주어진 사항에 최선을 다하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있다면 언젠가는 큰 성공을 할 수 있다는 평범하지만 확실한 진리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드라마 허준을 분석하고, 요약을 통해서 적어보고 있는데, 2023년 기준으로 20여 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허준은 아직까지도 인기가 높다. 현재, 유튜브에서 허준을 회차별 혹은 짤막하게 나눠서 영상을 보여주는데 댓글에는 수백 건 아니 수천 건이 달려있다. 대부분 5번 봤다. 아니 난 6번 이상 봤다. 또 이거 보고 다른 회차를 보다가 밤을 새워서 큰일 났다 등등 반복적인 시청임에도 긍정적인 의견이 아주 많다. 필자가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그만큼 우리나라의 현실에 허준이라는 훌륭한 캐릭터가 없다 보니 드라마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라고 보았다. 자본주의와 탐욕, 권력과 이기주의에 빠진 일부 정치가와 몰상식한 일부 의사의 행동을 통해 대중들은 많이 지쳤고, 그 과정에서 허무함과 답답함을 허준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해소하고 싶은 욕구가 컸던 것이다. 그러니 반복 시청을 해도 그만큼 가치가 높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방송을 끝낸 지도 20년 이상 지나간 드라마 허준도 이제는 우리에게 추억의 드라마라고 느낄 수 있다. 추억이 많은 드라마임에도 주인공 배우 전광렬 씨뿐 아니라 수많은 연기자들이 열연하며 우리에게 보여줬던 것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힘들고 어렵고 답답해도 정진하고 또 정진하라는 우리들에게 격려하는 마음을 대변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막판에 허준은 어의가 되어 양반으로서의 신분 상승 성공과 더불어 명예까지 얻는 성과를 이룬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도 허준의 마음을 본받아 할 수 있다는 의지와 용기를 가진다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적어본다.
드라마 허준은 언제까지 반복 방송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아니 수천번 재방송을 해도 시청자들은 또 볼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삶에 대한 긍정의 메시지와 희망을 던져주는 가치 높은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다시 드라마 허준을 보며 건강한 자세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