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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동안남 Feb 16. 2023

6편 : 어린이들의 명절 최고 아이템 종합과자선물세트

설날과 추석 때 받은 종합과자선물세트를 떠올리다.


추석과 설날 등 항상 명절이 다가오면 으레 많은 사람들은 가게와 마트, 백화점에서 선물 세트를 구입한다.


식용유 세트, 햄 세트, 치약이나 기타 샴푸 세트, 술 세트 등 선물 세트도 엄청나게 다양하다. 그래서 유통업체들은 많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 할인 판매뿐 아니라 각종 아이디어를 동원해서 판매 증진에 힘쓰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필자가 최근, 할인 마트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 과자들이 패키지로 잔뜩 쌓여 있길래, 순간 영감이 떠올라 글을 쓰게 되었다. 설과 추석을 맞으면 어린아이들이 항상 기대했던 선물 중 하나 바로, '종합과자선물' 세트이다.


종합과자선물세트... 이 세트는 필자가 아주 어렸을 적... 초등학교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종합과자선물세트를 받는 것은 부의 상징이었다. 그만큼 가격도 높았고, 과자의 양과 품질, 종류가 다양했기에 이 종합과자선물세트를 받는 것은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종합과자선물세트를 받는 것은 자랑거리였고, 자부심도 느낄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 종합과자선물세트가 아주 큰 상자에 화려한 색상에 포장되어 판매되었다. 우리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면 아주 멋지고 빛깔이 고운 형태처럼 종합과자선물세트도 그러한 종류로 포장되어 아이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서 속으로만 애를 태웠다. 그러다 부잣집 친구나 친척을 통해 종합과자선물세트에서 파생된 과자라도 얻어먹으면 행복감은 엄청나게 컸다.


필자는 당시, 친할머니의 남동생이자 아버지의 외삼촌, 즉 진외종조부 분에게 종합과자선물세트를 받은 기억이 난다. 당시부터 현재까지 그분은 부산에 거주하시는데, 명절에 한 번씩 할머니댁에 방문해서 2번 정도 종합과자선물세트를 내게 준 기억이 어렴풋하게 기억났다. 엄청 비싼 가격이었기에 아껴서 먹으라는 당부와 함께 말이다.


어린 나이에 큰 꾸러미와 멋진 포장지로 둘러싸여 뜯어보는 선물세트.. 안에는 정말 뷔페보다 더 가치 있는 과자들의 향연이 이어졌다. 스낵, 껌, 사탕, 초콜릿, 캐러멜 등등 당시 해태와 롯데제과, 크라운제과 등등 당대 유명 과자 회사들이 생산하는 인기 과자들이 들어있었다. 정말, 그 과자들을 본 순간 행복감은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행복감도 잠시, 엄마는 그 과자 세트 속 과자들을 어디론가 놔두고, 하나의 과자 혹은 사탕만 주고는 이렇게 말하셨다. 


'적당히 먹어야지, 나중에 치아가 상해서 치과 가야 한다. 그리고 몸에 해로우니 나중에 먹으렴....'


이 말씀에 나는 기쁜 순간에서 아쉬움의 순간으로 변했다. 너무나 먹고 싶었고, 다 먹고 싶었다. 하지만 약속을 어기면 혼나고 맞을 것 같아서 결국, 엄마의 말씀에 따라야만 했다.


그렇게 하나의 사탕 혹은 과자를 손에 들고 TV를 보며 쩝쩝하거나 물면 아주 기가 막히고 달콤함 속에 명절이 지나갔다. 그 후, 과자를 다 먹으면 어디에 숨겼는지 찾는다고 나 스스로가 행동한 기억도 난다. 어찌어찌해서 찾으면, 마치 보물창고처럼 흐뭇하게 보고 다음에 또 먹어야지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과자를 봤다.


과자를 하나하나씩 먹으면 어느새 종합과자선물세트의 과자들은 다 사라지고.. 아쉬움 속에 다음에 그분이 또 사 오실까?라는 기대감도 생기며 명절을 기다렸다. 그렇게 유년 시절이 흐르면서 종합과자선물세트의 설렘과 호기심도 사라졌다. 그만큼 과자들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먹을거리가 많아지다 보니 가치가 낮아진 것이다.


시간이 흘러서 필자는 유튜브 채널, '전설의 타이거즈'라는 영상을 보았다. 필자도 궁금했던 아주 유명한 썰... 추석 명절 때 해태타이거즈 선수들은 종합과자선물세트를 받는다? 이 썰은 사실로 판명되었다. 당시, 포수로 활약한 최해식 선수의 증언에 따르면 과자선물세트를 딸에게 주었더니 아주 환호했다는 말을 했다. 그만큼 당시, 종합과자선물세트는 어린이들의 아주 우상이자 최상급의 선물이었던 것이다.


21세기 현재, 이제 과자선물세트는 마음만 먹으면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판매업체와 온라인 구매사이트에서도 값싸고 선택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되었다. 필자가 접속해 보니 수십 종류가 많아서 감탄을 했다. 과거에는 1년에 2번 먹을까 말까 하는 귀중한 세트가 이제는 그렇게 즐길 수 있는 세트가 되었으니 정말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었다. 


유명 과자 업체에서 내는 선물세트뿐 아니라 추억의 불량식품 세트, 전통과자 선물세트 등 과자 선물세트도 다양해졌다. 획일화되었던 과자선물세트도 이제는 고객의 입맛과 세대에 맞게끔 만들어서 판매를 하고 있었다. 그만큼 보편적이면서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이다. 그 점은 아주 좋은 것 같았다. 언제든지 내가 먹고 싶은 것을 골라서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어린 시절, 꿈꿔왔고, 먹고 싶고, 추억이었던 종합과자선물세트. 화려함과 고귀함은 희미해졌지만, 이제는 그 선물세트마저도 추억이 되어 필자는 그 이미지를 볼 때마다 눈물을 흘리고, 마음에 젖어보았다. 내가 이런 것을 먹었다니... 세월 참..... 이제 다시 먹는다면 당시의 달콤함과 행복함이 느껴질까? 언제쯤 다시 그런 과자의 맛과 추억을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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