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문호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청첩장을 들고 본가를 방문하러 내려가는 중, 약혼녀가 사라진다.
문호는 그녀가 왜 사라졌는지,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아 헤매고,
자기가 알고 있던 그녀의 이름은 가짜이고, 그녀가 다른 이의 삶을 도둑질한 것을 알게 된다.
주위에서는 '잊어버리라'는 충고를 하지만 따를 수 없다.
과연 사랑하는 나의 그녀가,
타인을 죽였을까?
그리고 훔친 그 삶이 여의치 않게 되자 떠난걸까?
사랑하는 나를 두고...
문호는 이러한 가정을, 추측을, 사실로 받아드릴 수 없다.
내가 첫눈에 반한 그녀이고,
미래를 함께하기로 한 그녀이고,
내가 사랑하는 그녀이기 때문이다.
그녀를 위해 돈을 벌고, 그녀를 위해 밥을 하고 그런 삶을 다짐했기 때문이다.
짧은 신이었지만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 진선규씨는 스토리를 관통하는 핵심 대사를 남긴다.
시간이 갈수록 엄청나게 불어나는 것 두 가지, 바로 사채와 거짓말이다.
이 영화가 내게 준 두 가지 물음 중 하나가 바로 거짓말에 대한 태도이다.
감정이입을 해 보았다. 내가 문호라면.
사랑하는 사람이.
결혼을 약속한 그녀가
내가 알던 그녀가 아니다..
누군가 말했다.
너는 오로지 상대방이 너에게 보여주는 만큼만 그 사람을 알 수 있어.
문호가 사랑한 선영의 정체란, 선영 스스로가 문호에게 보이고 싶어한 존재이다. 파산한 아버지의 빚 때문에 고아원에서 자라고, 어머니 또한 그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결국 그녀 자신은 사창가로 팔려진 본래의 모습이 아니라 말이다. 오죽이나 절박한 그녀의 심정은 '제발 아버지를 죽게 해 주세요'라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릴 정도이다.
나는 그녀를 용서할 수 있는가.
나는 그녀를 사랑할 수 있는가.
문호는 마지막까지 그녀를 위해 여유를 보인다.
절대 잡히지 말라며 그녀를 보내준다.
문호가 그녀에게 남긴 마지막 당부인
너로 살라는 말
그리고 절대 잡히지 말라는 말..
을 마치 따르기라도 한 양, 그녀는 경찰에게 쫓겨 막바지에 다다르자,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생을 마감한다.
그녀는 문호가
"날 사랑은 했니?"
라고 물었을 때 고개를 저었지만. 어쩐지 그를 위한 거짓말로 보인다.
'그러니 날 잊어요.' 라는 매몰차고 따뜻한 메시지이다.
그녀는 알고 있다.
내가 거짓을 보였을 때 그는 행복했고,
진실이 밝혀지자 그는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난 인간이 아냐. 쓰레기야, 난 강선영이 아니야. '
딱 하나 마음에 안들었던 것이 바로 이 대사.
긴장감이 최고조로 달했는데 맥이 빠졌다.
쓰레기 라는 상투적인 표현 대신 차라리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
더 듣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을 알아챈 양, 문호가 소리친다.
그는 그녀의 진실을 듣고 싶지 않다.
"아무 말도 하지마!"
삶은 아이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