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by 써머

너는 바로 사랑에 빠지는 스타일이야? 아님 천천히 시간이 필요해?

나는 순간 얼버무리며 답을 피했다. 실은 스스로는 물어보지 못했던 그 질문이 반가우면서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며칠 내내 그 질문이 내 머리에 담겨 있다 우연히 답이 떠올랐다. 아들러를 읽다가


나에게 사랑은 라면을 끓이는 일이랑 비슷해.
라면이 먹고 싶어지면 물을 끓이잖아. 그럼 조바심이 나. 언제면 물이 끓을까 하고.
하지만 기다려야 한다는걸 알고 있지. 그래서 잠시 다른 일을 보기도 하고, 어쩔 땐 그냥 가스 불 앞에서 기다리고 있기도 해.

그 시간은 내가 사랑에 빠지는 시간과 같아.
처음에 '아 이 사람을 사랑하게 될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어. 그럼 난 가만히 그 사람과 나의 시간을 지켜봐. 물이 덜 끓었는데 라면을 집어 넣을순 없잖아.
하지만, 분명한건 물이 끓을 거라는 거야. 적당한 순간에 난 면을 집어넣고 라면을 끓이게 되겠지.

아주 간혹은 물 끓이는 일을 중단할지도 몰라. 바쁜 일이 생기거나 라면이 먹기 싫어진다거나 뭐. 그런. 하지만 그런 일은 거의 흔치 않아.

라면이 먹고 싶어지면 난 주로 그냥 라면을 먹어.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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