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줄 알았던 것
나는 집에서 식물 키우기에 취미가 없다. 그러나 아내의 손에 키워지는 (나는) 이름 모르는 식물들이 조금 있고, 그저 아내가 물을 주거나 죽은 잎파리를 뗴어 내는 걸 구경 할 뿐이다. 잎파리 정리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다.
식물들도 인생사와 비슷하다. 오랜 시간 동안 위용을 뽐내고 예쁨을 받던 큰 잎이 점점 노란색으로 변하고 시들해진다. 이를 살려 내 보려고 영양제도 꽂아보고 물도 적절히 주고, 광합성 잘 하라고 햇볕 쪽으로 돌려 놓기도 한다. 자세히 보면 주변에는 새로운 잎들이 종종 고개를 내밀고 있다. 문득 깨닫는다. 시들해진, 정들었던, 우리집 거실에 한떄는 주역이었던 녀석을 제거 해 주어야만 싱싱한 새 잎들이 더욱 왕성하게 자라난다. 자리를 비켜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 업적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연로해 지심에 따라, 같은 물과 양분을 주어도 흡수 하는 속도나 효율이 떨어지고, 광합성 효율도 떨어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젊은 잎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색이 바래기 시작 한다. 마음 아프지만 이 녀석을 제거 해 주면 그 밑에서 빛을 바라던 어린 새싹들에게 환하게 빛이 내려오고 더욱 활발한 광합성을 시작 한다.
독야청청 늙지 않는, 아직도 푸른색을 자랑하는 잎이 있을 경우 화분이 보다 풍성해 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직은 멀쩡한 녀석을 제거 해 줘야 할 까. 혹시라도 어린 싹들에게 독소를 내어주고 있지는 않을까 자기 살려고.
돌고 도는 거구나 세상 이치는. 문득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