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그림자

자작시 #58

by 한서진

까치발로 의자 위에 올라

반짝이는 작은 종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손끝이 닿으면

온 방이 맑게 울릴 거라

믿었다


그러나 종은

바람처럼 조용했고

기울어진 선반 아래

소리의 그림자만 흘렀다


조용히 번지는

침묵을 삼키며


세상은

내가 믿는 순서로

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작가의 이전글물빛의 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