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의 계절

자작시 #64

by 한서진



꽃잎이 피었으나
내 마음은 설레지도
따뜻하지도 못한 채
끝내 얼어붙어 있었다


아무것도 움트지 못했다

햇살은 점점 따가워졌으나
죽은 마음을 찌르지 않고
오히려 그 온기로
나를 감싸 안았다


나는 다시 숨 쉬는 법을 배웠다

낙엽이 모두 졌을 때
빈 가지에 깃든 바람을 알았다
스러지는 계절 속에서도
나를 지켜온 숨에
감사했다

차가운 눈이 쌓였으나
그 안에

너라는 별빛이 있었기에

끝나지 않는
계절의 순환처럼
너는 나에게
다시 오는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