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봄에 건네는 일

by 한서진



산자락에 걸린
하얀 얼굴로
남은 햇살을 모으고 있다


바람이 스치면
묵묵히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자신의 마음을
접은 채 기다린다


누구도 불러주지 않아도
이토록 조용히
그리움은 피어오른다


스러진다는 건
사라지는 일이 아니라
가을의 모든 향기를
다음 봄에 건네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