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는 천천히
봄을 향해 가는데
내 마음만
겨울의 한복판에 멈춰 서 있다
네가 사랑하던 그 계절을
눈사람처럼
나 혼자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꽃잎이 번질 즈음이면
내 마음도 스르르 녹아
어딘가로 흘러갈 줄 알았다
그렇게 내가 사라진 자리에서
너에게도 새로운 봄이 오겠지 믿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은 앞으로 가는데
내 마음만 천천히
너 없이 남겨진 순간에 붙들려 있다
녹아야 하는 마음이
끝내 녹지 못한 채
너의 이름을 품은 겨울에
아직도 서 있다
왜 이렇게
녹지 않는 걸까
마지막 눈이 내리면
너도 잠시
나를 떠올릴 수 있을까
기억하지 않아도 괜찮다
한참을 사랑했던 마음이
이 자리에서
나를 대신해 서 있을 테니
From: 봄이 오는 걸 멀리서 바라보며